▲ 보건의료노조
갑질 의혹을 받고 있는 가천대길병원이 노조활동 방해로 물의를 빚고 있다. 가천대길병원은 직원들이 병원 설립자 생일에 맞춰 축하 동영상을 만들고, 설립자 개인 기념관을 강제로 견학했다는 증언이 나와 빈축을 산 바 있다. 이번에는 보건의료노조가 배포한 가입원서를 수거하고 조합원에게 고성을 지르면서 욕설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본지 2018년 7월23일자 2면 "가천대길병원 '도 넘은 갑질' 논란" 기사 참조>

보건의료노조는 25일 오전 인천 남동구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천대길병원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라"고 촉구했다. 가천대길병원에는 기업노조인 가천대길병원노조(위원장 최정욱)와 지난 20일 설립한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지부장 강수진)가 있다. 지부 설립 다음날인 21일 가천대길병원노조의 교섭요구사실 공고가 병원에 게시됐다. 보건의료노조는 "노무관계자들이 업무시간도 아닌 토요일 저녁 7시에 갑자기 교섭요구사실 공고를 하고 직원들의 오픈채팅방에서 '직인이 없다'는 말이 나오자 다시 직인을 찍어서 붙이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났다"며 "이 과정에서 부정행위는 없었는지 당국이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가천대길병원지부 활동을 회사가 방해했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노조에 따르면 21일 오후 2시 지부 간부들이 병동에서 노조가입을 독려하자 병원 간호본부 관리자가 이를 막아서며 고성을 질렀다. 간호본부 관리자의 호출을 받고 기업노조쪽 관계자와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또 이날 오후에는 보안요원이 지부 간부들을 쫓아다니며 감시했다. 일부 관리자들은 노조 가입원서를 배포 중인 조합원에게 욕설을 하고 노조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배포된 소식지와 가입원서를 수거해 갔다. 노조는 "이 같은 노조활동 방해행위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가천대길병원 홍보실 관계자는 "기존 노조와 새로 생긴 노조 사이에서 조합원을 서로 유치하려고 충돌을 빚고 있어 중간관리자를 투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더 큰 충돌을 막기 위한 것이지 노조활동을 견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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