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에 위치한 노인전문요양병원 세비앙실버홈이 요양보호사들의 노조결성 후 폐업절차를 밟기 시작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노동자들은 "불투명한 경영상황이 외부에 알려질까 우려한 병원측이 비상직적 폐업을 결정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성남시는 병원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24일 요양서비스노조 성남지회에 따르면 세비앙실버홈은 지난달 22일 성남시에 "9월22일까지 폐업하겠다"며 폐업신고를 했다. 이곳 요양보호사들은 지난달 5일 노조에 가입했다. 전체 요양보호사 63명 중 58명이 동참했다. 손아무개 병원장은 같은달 11일 전체직원들을 대상으로 폐업통보를 하고 22일 성남시에 폐업신고를 했다.

병원은 폐업을 전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150여명에 이르던 입원 요양인 중 100여명이 한 달 사이 퇴원했다. 분회 관계자는 "환자가 남아 있으면 폐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강제 퇴소가 이뤄지고 있다"며 "보호자들에게 밤낮으로 전화를 걸거나 요양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방법을 통해 퇴소를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은 병원측이 폐업을 추진하자 이에 반발해 이달 중순부터 병원 앞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있는 조합원 30여명이 폐업 철회와 병원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성남시에는 급식비 횡령과 같은 불투명한 경영상황을 감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성남시는 최근 세비앙실버홈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분회 관계자는 "직원들의 노조 가입 후 불투명한 경영이 외부에 알려질까 우려되자 아예 병원 폐업 후 재산정리를 시작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남시와 경찰 등 관계기관은 세비앙실버홈에서 불거진 비리의혹을 수사하고 병원이 정상화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 관계자는 <매일노동뉴스>에 "할 말이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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