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레이온 직업병 인정과 보상을 위한 투쟁으로 만들어진 원진직업병관리재단 부설 녹색병원이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정책) 추진을 앞두고 공익사업을 확장한다. 병원측은 1년 거치, 2년 상환 조건으로 ‘녹색희망펀드’를 조성해 일시적 현금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계획이다.

16일 녹색병원은 "새로운 공익사업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가 예상돼 녹색희망펀드 조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녹색병원은 원진레이온이 1993년 폐업하면서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 원진직업병관리재단이 만든 병원이다. 1999년 경기도 구리에 세워진 9개 진료과 50개 병상의 원진녹색병원과 2003년 9월 서울 중랑구에 설립된 21개 진료과 400병상 규모의 녹색병원이 운영되고 있다. 녹색병원은 직업병과 산재로 고통받는 노동자뿐만 아니라 인권침해 피해자와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지역주민을 치료한다.

직업병의 전문적 예방과 치료를 목적으로 설립된 만큼 병원은 수익보다는 공익사업에 무게를 두고 운영된다. 비급여 진료를 최소화하는 적정진료가 원칙이다 보니 적자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종훈 녹색병원 기획실장은 "최근 서울시 안전망병원으로 지정돼 장비와 인력을 지원받는다"며 "8월부터 신포괄수가제가 시범실시되면 경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사업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 발생하는 유동성 위기는 펀드 조성으로 해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녹색병원은 올해 하반기에 예상되는 적자 20억원 규모로 펀드를 조성한다.

병원측은 문재인 케어가 추진되면 병원 경영이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을 긴급 구제하는 인권치유센터119(가칭)를 개설하고 감정노동자와 비정규직 건강센터를 만드는 등 공익사업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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