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노동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조직한 희망버스를 조직적으로 조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직 경찰간부를 고발했다.

민주노총·금속노조·희망버스 변호인단을 비롯한 10개 단체는 16일 오후 서울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만 열면 불법을 엄단한다던 경찰이 실은 국민 기본권을 억압하는 불법행위 수행자라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경찰청 특수수사단은 최근 이명박 정부 시절 댓글공작을 수사하면서 당시 경찰이 희망버스를 '고통버스'나 '절망버스'로 조롱하는 글을 조직적으로 올린 정황을 포착했다. 3차 희망버스와 5차 희망버스에 대해서는 부산지방경찰청 산하 경찰서마다 2명씩 차출해 30여명이 합숙하면서 글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오 당시 경찰청장 지시에 따라 댓글공작이 이뤄졌고, 경찰청 본청 차원에서 해당 작업을 관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승열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이번에 드러난 경찰의 댓글공작은 경찰이 이윤만을 추구하는 자본을 비호하기 위해 국민을 상대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며 “입만 열면 법질서를 수호한다느니 불법을 엄단한다느니 하던 경찰이 실은 국민의 표현행위를 억압하는 불법행위의 직접적 수행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 참가 단체들은 이날 조현오 전 경찰청장을 포함해 댓글공작 가담 경찰관들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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