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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 복기해 보니] 노동부 실국장이 결과 엎은 뒤 차관이 “사측 만나라”
고용노동부의 2013년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수시근로감독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불법파견이라는 당초 근로감독 결과가 뒤집히기까지 노동부 고위관계자들의 역할, 삼성전자서비스 접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노동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의 비공개 문건을 보면 당시 노동부 차관과 실장, 다수의 국·과장급 관계자들이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에 개입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방관서는 “불법파견”=2013년 근로감독을 총괄했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은 그해 7월19일 ‘삼성전자서비스 수시 기획감독 보고서’를 작성했다. 결론은 “불법파견”이었다. 중부노동청 수시감독총괄팀은 “원청의 최초 작업지시부터 최종평가에 이르기까지 하청 근로자들을 실질적으로 지휘·명령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 결론은 근로감독 마지막날이었던 같은달 23일 노동부 본부에서 열린 검토회의에서 제동이 걸렸다.

◇22인 회의에서 뒤집힌 감독 결과=이날 검토회의에는 권영순 노동정책실장·임무송 근로개선정책관·박화진 노사협력정책관·권혁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이태희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김봉한 중부노동청 경기지청장·최관병 고용차별개선과장(이상 당시 직책)을 포함한 22명이 참석했다.

회의 결과 근로감독을 8월3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거나 “추가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 또는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였다.

이미 고용차별개선과는 같은해 7월16일자 문건에서 “감독방향 변화를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다”며 감독기간 연장에 반대했다. 회의에 함께했던 근로감독관이 “회의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증언한 녹음파일이 그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고용노동행정개혁위 조사 결과 당시 회의에서는 “불법파견임을 전제로 한 문구를 중립적 용어로 수정해야 한다” 혹은 “(보고서에) 판단이 배제된 사실관계만 나열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검토회의를 하고 며칠 되지 않은 7월29일 임무송 당시 근로기준정책관은 근로감독을 담당한 지방노동관서에 서신을 보냈다. 근로감독에 대한 삼성전자서비스 사측의 불만을 전하면서 “설명을 직접 들어 보라”고 주문했다.

◇차관 지시로 불법파견 은폐=노동부는 근로감독 결과를 뒤집은 뒤 ‘원청 구하기’에 나섰다.

정현옥 당시 차관 지시로 작성된 8월9일자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감독 관련 향후 조치 방향’ 문건에는 “원만한 수습을 위해서는 삼성측이 대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개선안 제시가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적법도급으로 결론 내는 것을 전제로, 근로감독 결과 발표 이전에 삼성전자서비스가 개선안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제시가 없는 경우에는 판단 방향을 달리 고민할 필요도 있다”는 경고도 있다. 개선안을 내지 않으면 불법파견으로 판정하겠다는 얘기다. 노동부가 법률적인 판단보다는 정무적인 판단을, 수사가 아닌 거래를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 문건에는 “당장 다음주부터 삼성측과 실장이 접촉을 해야 할 것” “삼성측 접촉대상은 황우찬 상무를 활용”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노동부 고위관료 출신 삼성전자 상무 접촉=황우찬 삼성전자 상무는 인천지방노동위원장을 지낸 노동부 공무원 출신이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금속노조는 근로감독 결과를 뒤집은 7월23일 검토회의에 참석한 박화진 당시 노사협력정책관·권혁태 서울지방노동청장이 황우찬 상무와 행정고시 동기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노동부와 삼성전자서비스는 소통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8월19일 불법파견 요소를 해소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노동정책실장과 근로개선정책관에게 전달했다. 8월28일자 노동부 문건에 “사측에서 주요 부분 개선에 난색을 표명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노동부는 2013년 9월5일과 9월9일자 문건에서 구체적인 개선안을 제시했다. 직접고용 같은 개선안도 있지만, 대부분 파견 핵심요소를 없애라는 내용의 ‘은폐대책’이었다.

노동부는 9월16일 “불법파견이 아니다”는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같은해 12월 노동부에 ‘협력사 지원 추진 경과’를 보고했다. 노동부가 주문한 불법파견 요소를 상당 부분 없앴지만 직접고용 대책은 빼 버렸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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