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8.8.17 금 13:17
상단여백
HOME 노동이슈 사건ㆍ사고
[삼성전자서비스 불법파견 근로감독] 즐비한 증거, 노동부 최종보고서엔 '왜곡·누락'노동부 원청에 개선 요구하며 증거 은폐 … 사측 보고 검증도 안 해
삼성전자서비스에 대한 2013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에서 불법파견 결론을 내렸던 중부지방고용노동청의 수시기획감독 보고서(1차 보고서) 전문은 15일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노동부는 적법도급으로 판정한 근로감독 최종보고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명시하거나 불법파견 핵심요소를 제외해 버렸다.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확보한 보고서 일부, 당시 노동부가 삼성전자서비스에 개선을 요구하면서 언급한 불법파견 핵심요소만 봐도 불법파견 판정을 하기에 충분하다.

작업지시권 없는 하청, 알면서도 “문제 없어”

중부지방노동청은 2013년 7월19일 작성한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기획감독 보고서’(1차 보고서)에서 “하청은 원청이 무상으로 제공하는 전산시스템(전산프로세스)에 의해 수리업무를 수행하므로 별도의 작업계획서 및 작업지시서가 없다”고 밝혔다. 핵심적인 불법파견 요소다.

노동부 본부도 해당 사실을 인정하고 삼성전자서비스측에 개선을 요구했다. 근로감독 결과 발표 일주일 전인 9월9일 작성한 ‘삼성전자서비스 개선 제안 내용(차관님 참고자료)’ 문건에서 “전반적인 전산시스템 운영을 하청에서 주도하도록 업무처리 절차 및 전산망 개편 필요”라고 언급했다.

중부노동청은 9월에 최종 정리한 ‘수시기획감독 결과 보고서’에 “하청은 매년 업무제안서를 통해 중점 추진업무 및 목표 등의 사업계획을 수립·시행한다”고 적시했다. 작업계획서를 업무제안서로 대체한 셈이다.

또 “원청에서 개발 및 운영하고 있는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면서도 “수리업무 특성상 독자적인 기술개발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개선제안 내용과 전혀 다른 얘기를 쓴 것이다.

노동부는 원청이 협력업체의 기자재와 사무실을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사실도 결정적인 불법파견 증거로 봤다. 원청이 협력업체를 상대로 재고조사를 하고 정기점검을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최종 보고서에는 큰 문제가 아닌 것처럼 썼다. 중부노동청은 결과보고서에서 “사무실이나 기자재 지급은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재고조사는 원청 자산을 확인하는 절차여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노동부는 원청이 외근 관제시스템(FSMS)을 이용해 협력업체 AS 기사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것에 대해서도 삼성전자서비스에 “하청에서 담당하도록 하라”고 요구했다. 결과보고서에는 이런 내용이 누락됐다.

어려운 수리업무는 원·하청 노동자가 함께 출장해 처리하고 있다는 사실마저 결과보고서에서 빠졌다. 노동부는 근로감독에서 삼성전자서비스가 협력업체 노동자를 개별적으로 평가해 인센티브를 직접 지급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는데, 결과보고서에는 개별 인센티브가 ‘협력사 역량 인센티브’로 둔갑했다.

노동부엔 "개선하겠다" 뒤에선 ‘표적감사’

노동부는 근로감독 과정에서 확인한 불법파견 핵심요소와 실태에 관해 삼성전자서비스에 자율개선을 요구했다. 전제는 '적법도급 인정'이었다. 2013년 8월9일자 ‘삼성전자서비스 수시감독 관련 조치 방향’ 문건에서 노동부는 9월 둘째 주를 근로감독 결과 발표일로 제시하면서도 “개선안은 늦어도 8월 말 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법파견 판정을 내리기 부담스러우니 ‘출구전략’을 만들어 준 것이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그해 12월 ‘협력사 지원 추진 경과’ 문건을 만들어 노동부에 보고했다. 노동부는 보고서 이행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 삼성전자서비스는 “(원청이 직접 했던)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자재 재고조사를 협력사에서 자체점검 후 결과를 통보하기로 했다”고 노동부에 보고했다.

그런데 이미 삼성전자서비스는 9월16일 노동부가 근로감독 결과를 발표하자 같은달 하순부터 자재 재고조사를 포함해 대대적인 ‘표적감사’에 들어간 상태였다.

2013년 9월 1천600명이었던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조합원은 이듬해 1월 1천여명으로 급감했다. 표적감사에 괴로워했던 천안센터 최종범 조합원은 2013년 10월31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학태  tae@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학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