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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전교조 연가투쟁]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정부가 직권으로 취소하라”조합원 2천100여명 청와대 앞 집회 참여 … 교사 40명 삭발
   
▲ 전교조 조합원들이 법외노조 취소와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6일 서울 중구 파이낸스빌딩 앞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정기훈 기자>
“직권취소 가능하다. 청와대가 결단하라.”

지난 6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이 전교조(위원장 조창익) 조합원 2천100여명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양면에 각각 "법외노조 끝장" "청와대 결단"이라고 적힌 빨간색·초록색 부채가 물결처럼 흔들렸다.

노조는 이날 법외노조 취소를 촉구하며 결의대회를 열었다. 조합원들은 연가를 내거나 조퇴를 하고 참석했다.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청와대까지 행진한 뒤 사랑채 앞에서 집회를 했다. 구름 낀 날씨 덕에 평소보다 선선했지만 집회 열기가 고조됐을 즈음엔 햇볕이 강하게 내리쬈다. 조합원들은 모자와 선글라스·쿨토시·양산으로 더위를 피했다.

노조가 법외노조 철회를 주장하며 연가투쟁을 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두 번째다. 집단연가는 단체행동권이 없는 노조가 하는 파업의 일종이다. 노조는 지난해부터 문재인 정부에 법외노조 통보를 직권으로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에도 연가투쟁과 함께 단식을 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조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법외노조 통보조치를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는지 법리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해결의 물꼬가 트이는 듯했지만 하루 만에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불가능하다”고 브리핑하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노조는 지난달 18일부터 정부서울청사와 청와대 앞에서 노숙농성 중이다.

“청와대 변화 없으면 16일 위원장 단식 돌입”

조창익 위원장은 김의겸 대변인 브리핑 이후 청와대 관계자와 면담한 사실을 조합원들에게 알렸다. 조 위원장은 “청와대 한 수석이 취임인사차 노조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를 만나 한 시간 남짓 이야기했다”며 “결론부터 말하자면 청와대는 아직도 답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법률을 개정하겠다거나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을 비준해서 해결하겠다는 (식의) 긴 프로세스를 제시해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 줬다”며 “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면 김 대변인 브리핑을 수정해 청와대 입장을 다시 밝힐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조 위원장은 청와대가 변화된 입장을 내놓지 않으면 16일부터 단식에 들어간다. 조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법외노조 철회를 요구하며 28일간 단식했다.

조합원들은 "절박한 심정으로 집회에 나왔다"고 입을 모았다. 연가를 내고 집회에 참석했다는 울산지역 조합원 A씨는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 서울에 간다고 아이들에게 말하고 왔는데 마음이 무겁다”며 “법외노조 통보 철회가 진작에 됐어야 했는데 계속 미뤄지고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조퇴를 하고 집회에 함께한 대구지부 조합원 B씨는 “대구는 보수교육감이 집권한 지역이어서 더 절박한 심정으로 나왔다”며 “대구는 지부장 삭발만 네 번째고, 이전 교육감은 임기 마지막날 노조 전임자 징계의결 요구서까지 보내고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수미 충북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오늘 연가투쟁으로 학생들의 학습권 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신경 쓰라는 교육부 지침이 있었다”며 “교사들을 연수·출장 등으로 불러내 학습권을 침해한 교육청이 내로남불 지침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교사도 노동자다”

행사 중간에 민중가수 최도은씨가 공연했다. 노래가 흘러나오자 조합원들은 한 손에 부채를 들고 손뼉을 치며 어깨를 들썩였다. 노란 리본 팔찌를 한 조합원은 일어서서 폴짝폴짝 뜀을 뛰었다.

“성직자라고 부추기는 말에 속지도 마라. 교사는 노동자다.”

흰 티셔츠에 청바지를 맞춰 입고 무대에 오른 노조 산하 전국노래패연합의 노랫말에 집회 주제가 담겨 있었다.

행사 막바지에 교사 40여명이 삭발했다. “선생님, 삭발하지 맙시다.” 한 조합원이 눈시울을 붉히며 무대를 향해 외쳤다. 이내 숙연해졌다. 여기저기서 훌쩍이는 소리가 들렸다. 지난달 20일 삭발한 짧은 머리 중앙집행위원들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박영수 대구지부 중등성서지회장는 삭발한 뒤 “잠시만 대통령에게 한마디 하겠다”며 몸을 청와대 쪽으로 돌렸다. 박 지회장은 “나의 이 머리칼이 언젠가는 사슬이 될 수 있다”며 “바람결에 날려가는 이 머리칼을 똑똑히 새겨 보시고 약속을 지켜라”고 외쳤다. 조합원들은 "법외노조"와 "경쟁교육"이 적힌 커다란 현수막을 하늘로 들고 찢었다.

노조는 청와대 앞 농성장을 거점으로 농성을 계속한다. 방학을 하면 시·도 지부가 번갈아 농성에 결합한다. 매주 수요일 저녁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촛불집회를 한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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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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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ok3858 2018-07-09 12:14:11

    교사도 노동자 맞죠 그러니 무노동 무임금 적용하여 방학동안 출근을 하든가 무보수로 하든가 너무나 이기적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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