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경영진의 갑질을 폭로한 내부직원 모임인 ‘대한항공직원연대’ 운영진에게 사측이 보복성 인사를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말 사측의 인사조치 이후 새노조 설립 논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한항공직원연대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직원연대 활동과 관련한 사용자의 보복인사를 폭로했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22일과 25일 두 차례 인사발령을 냈다. 김포공항에서 일하던 정비사 세 명을 부산·제주로 전보발령했고, 김포공항 지점 소속 일반직 직원 한 명은 부산으로 장기 출장을 보냈다. 인사발령을 받은 네 명은 직원연대 활동과 노조설립 논의를 주도했던 이들이다. 세 명은 운영위원이고 한 명은 토론방 운영자다.

박창진 대한항공직원모임 공동대표는 “더 이상 권익을 침해당할 수 없다고 여긴 내부 노동자들은 민주적인 새 노조를 만들고자 했지만 사측은 부당전보발령을 통해 또 다른 갑질을 하고 있다”며 “선량한 직원들이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대한항공 내부 노동자들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은 당사자와 논의해 노동위원회에 부당전보·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계획이다. 김영관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근로기준법과 대법원 판례에 비춰 보면 4명에 대한 사측의 전보조치는 명백한 부당전보”라며 “노조설립을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한 전보조치임이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에도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직원연대는 조만간 확대운영위원회를 열고 노조설립을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대한항공에는 과반수노조인 대한항공노조가 있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탄압을 시작했기 때문에 직원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노조설립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며 “사측이 노조설립에 기름을 부은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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