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중 상임부회장 거취를 놓고 내분에 빠진 한국경총이 법인등기대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경총은 회장과 상임부회장에게 등기상 법인대표권이 있었는데 최근부터 다른 임원까지 추가로 등기상 대표로 등록돼 논란이 되고 있다.

27일 <매일노동뉴스> 취재 결과 경총 법인등기대표로 손경식 회장과 송영중 상임부회장·이동응 전무가 등록돼 있다. 문제는 이 전무가 등기대표로 돼 있는 부분이다.

경총 정관 10조(정부회장) 2항은 “회장 및 상임부회장은 본회를 대표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관을 따지지 않더라도 경총은 지금까지 회장과 상임부회장이 등기대표로 등록했다. 그런데 경총이 회장 선출에 실패한 올해 2월22일 손경식 회장과 이동응 전무가 대표권자로 취임했고, 3월15일 등기를 한 것으로 돼 있다. 당시 총회에서는 박상희 대구경총 회장이 회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알려졌다가 회원사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같은날 김영배 전 상임부회장이 사임했다.

총회 위임을 받은 전형위원회에서 2월27일 손경식 회장을 선출했다. 경총이 원래 총회 날짜였던 2월22일에 맞춰 등기신청을 한 것으로 보인다. 송영중 상임부회장은 4월6일 회장단회의에서 선출됐다.

총회 뒤 상임부회장이 공석인 점을 감안해 이동응 전무가 등기대표로 등록했다 하더라도, 송 부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대표권을 유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송 부회장은 지난 26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관상으로도 관례적으로도 대표권이 없었던 임원이 갑자기 등기상 대표권자가 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경총 관계자는 “전무가 등기상 대표권자가 된다고 해서 회장이나 부회장의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다”며 “회장과 부회장의 법적 책임을 나눈다는 의미가 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부회장이 취임한 뒤에도 이동응 전무가 등기대표를 유지하는 것과 관련해 “경총은 전무까지 등기상 임원이기 때문에 등기상 대표가 되는 것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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