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한파에도 기업들이 필요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는 노동시장 인력수급 미스매치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직능수준이 높을수록 사업체가 요구하는 경력·학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고, 직능수준이 낮을수록 임금수준이나 노동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25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4월 기준) 직종별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업체에서 적극적인 구인작업을 했는데도 인력을 충원하지 못한 인원은 9만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는 4천명(4.2%) 감소했다.

미충원 인원이 많은 직종은 운전·운송 관련직(1만7천명), 경영·회계·사무 관련직(1만1천명),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단순직(8천명) 순이었다. 특히 자동차 운전원(1만5천명)과 제조 관련 단순종사자(7천명) 직종에서 미충원 인원이 많이 발생했다.

미충원 사유로는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이 23.3%로 가장 많았다.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다"는 응답은 16.8%로 뒤를 이었다.

일자리 직능수준이 높은 기업일수록 원하는 학력·자격·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었던 반면 직능수준이 낮은 기업일수록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거나 임금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았다.

대기업-중소기업이 겪는 구인난 이유는 달랐다. 300인 미만 중소기업들은 "임금수준 등 근로조건이 구직자 기대와 맞지 않기 때문"(24.7%)과 "구직자가 기피하는 직종이기 때문"(17.0%)이라는 답변이 적지 않은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들은 "다른 사업체와의 격심한 인력유치 경쟁"(23.5%)과 "사업체에서 요구하는 경력을 갖춘 지원자가 없기 때문"(22.9%)이라는 이유가 많았다. 중소기업 임금수준을 비롯한 노동조건 개선과 함께 구직자들에게 기술직업교육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올해 1분기 구인·채용인원은 각각 83만4천명, 74만4천명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9%, 1.7% 줄어든 수치다. 2분기와 3분기 채용계획은 31만4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9만8천명)보다 6천명(2.1%) 늘어났다. 직종별로 살펴보면 경영·회계·사무 관련직이 4만2천명으로 가장 많았다. 운전 및 운송 관련직은 4만명, 환경·인쇄·목재·가구·공예 및 생산단순직은 2만6천명, 영업 및 판매 관련직은 2만5천명이었다.

김재훈 노동시장조사과 서기관은 "1년 전보다 채용을 많이 하면서 구인과 채용 간극(미충원 인원)이 많이 감소하긴 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아직도 인력부족을 느껴 2~3분기 채용계획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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