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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법 개정의 법적 비판
   
▲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1. 집권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난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문제가 됐다. 정의당·민중당 등 진보정당 후보들이 최저임금법 개정을 비판하면서 이슈가 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의 선거운동이 벌어지는 곳에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몰려가 상여금·복리후생비를 산입하는 최저임금법 개악을 규탄하며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공포하지 마라고 문재인 정부에 요구했다.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는 대정부 투쟁을 선포하고 위헌소송 청구와 함께 재개정 투쟁을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지난 11일에는 최저임금제도 및 통상임금 산입범위 논의를 할 수 있다며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양대 노총에 노사정대표자회의 복귀를 촉구했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으로 지난 1분기 소득 하위 10%의 소득이 지난해 4분기에 비해 22만6천182원(21%) 감소하고, 취업자수 증가 폭은 지난 8년 동안 최저수준이고 실업률은 18년 만에 가장 높아 일자리가 크게 감소해 고용절벽에 빠졌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대로라면 문재인 정부와 집권여당은 국회에서 개정된 대로 최저임금법을 시행할 것이 분명하다. 그 시행에 앞서 재논의를 통해 폐기할 것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그러니 그 법에 따라 최저임금 권리가 보장될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당장은 그 법의 문제에 관해서 살피지 않을 수 없게 됐다.

2. 개정안은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했다. 최저임금에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임금을 산입”하도록 개정해서,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도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기만 하면 산입하게 되는 것이다(최저임금법 6조4항 본문). 개정안은 “상여금, 그 밖의 명칭에 따라 이에 준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임금”이라고 규정해서 반드시 상여금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아도 그 명칭에 따라 이에 준하는 것이면 산입범위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6조4항2호 참조). 어떠한 임금이 해당할 것인지 문제가 될 수 있다. 상여금이란 명칭을 사용하여 지급하는 상여금이면 산입되는 것이 명확할 것이지만, 그 명칭을 사용하지 않는 임금인데도 ‘명칭에 따라’ 상여금에 ‘준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임금’이 무엇일까. 아예 상여금과 전혀 다른 명칭을 사용하는 임금인 경우 이에 해당할 것인가. “상여금, 그 밖의 명칭에 따라” 상여금에 준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것이어야 하므로, 그 명칭에서 상여금과의 유사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주장할 수도 있다. 노동자에 유리한 주장일 텐데, 법원은 상여금이란 명칭의 임금뿐만 아니라 그 밖의 명칭이라도 이에 준하는 실질을 가진 것으로 인정되는 임금이라고 판결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인다. 이에 따르면 연봉제가 도입되면서 과거 상여금이 업적연봉 등으로 명칭이 변경돼 지급되는 경우에도 그것이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것이면 산입범위에 포함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데 어떠한 임금이 상여금에 준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임금인 것인지를 두고서는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 격월 내지 분기 등으로 연간 몇백 %로 지급되지 않고 매월 월급여로 지급되는 상여금이 기본급·제수당 등과 구별되는 임금의 성질을 가지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경우 상여금은 그 지급시기에서 기본급 등 월급여로 지급되는 임금과 달랐다. 그런데 그 지급시기가 기본급 등 임금과 마찬가지로 월급여로 지급되는 경우에는 다르다. “상여금, 그 밖의 명칭에 따라” 상여금에 준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임금에 해당하는지를 두고서는 노동자들이 이에 해당하지 않는 임금이라고 아무리 주장해도 법원은 모두 산입범위에 포함된다고 판결할 가능성이 있다. 도대체 노동자권리 보장으로 보자면 타당한 입법이 아닌 것이다. 한편 예외적으로 개정안은 “해당연도 최저임금액의 월 100분의 25에 해당하는 부분”은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6조4항2호). 이를 두고서 나름 저임금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입법을 한 거라고 국회의원들과 고용노동부 관리들이 바람직한 입법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최저임금이 적용되는 노동자의 경우 그 최저임금 기준으로 상여금을 지급받으면 연간 300% 이내의 상여금일 때는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상여금을 적게 받는 중소·영세 사업장 저임금 노동자들은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인한 불이익이 없도록 특별히 배려해서 입법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니 상여금을 많이 받는 대기업 고임금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인상 혜택을 받지 못하게 했을 뿐이라는 변명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파트타임·아르바이트, 기간제도 못되는 초단기 임시직 등이 아닌 한 중소·영세 저임금 노동자라도 몇백 %의 상여금을 지급받는 게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드물다. 그러니 도대체가 타당한 변명일 수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파견, 단시간·기간제 노동자를 위한 비정규직법은 정규직과의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이런 비정규직법으로 보자면 정규직 임금에 상여금이 산입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것이 된다. 도대체 바람직한 입법이라고 주장할 근거가 없는 것이다. 2024년 이후에는 이런 예외조차 인정하지 않고 모조리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부칙 2조1항). 그나마 위와 같은 변명과 주장도 더는 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2024년 이후에는 매월 지급하는 상여금 모두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하도록 해서 상여금을 적게 지급받는 중소·영세 저임금 노동자들도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에 따라 최저임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게 생겼다. 이는 뒤에서 살펴보는 복리후생비도 마찬가지다.

복리후생비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켰다.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복리후생비인 임금은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6조4항 본문). 다만 일정한 경우 산입하지 않도록 그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즉 “식대·숙박비·교통비 등 근로자의 생활 보조 또는 복리후생을 위한 성질의 임금으로서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하는 것과 통화로 지급하는 것 중 해당연도 최저임금액의 월 100분의 7에 해당하는 부분”에 관해서는 산입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6조4항3호). 이에 따르면 현금으로 지급되지 않는 복리후생비는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리고 현금으로 지급받는 복리후생비 중 최저임금액의 월 100분의 7 이내 부분은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조차도 2024년 이후에는 모두 포함되도록 정하고 있다(부칙 2조2항).

3.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사용자가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기 위해 “1개월을 초과하는 주기로 지급하는 임금을 총액의 변동 없이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사업(장) 과반수노조(없는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서 하도록 정하고 있다(6조의2). 취업규칙 변경절차에 관한 특례규정인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취업규칙 변경시에는 과반수노조(없는 경우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듣되, 불이익변경시에는 그 동의를 받도록 정하고 있는 것인데(94조1항) 이에 대한 특례규정을 통해 동의 없이 의견만 들어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노동자들에게 이 나라 취업규칙제도는 자유로 태어난 인간에서 자유 없는 노예로 추락시키는 제도다. 이 세상은 인간의 자유를 선언하고서 태어났다. 아직도, 폭력이 힘의 원천인 국가권력관계를 제외하고, 이 세상에서 계약 없이 권리 없고 의무 없다. 그럼에도 이 나라는 계약 없이 사용자가 자신의 권리를 창설하고 노동자의 의무를 정하도록 취업규칙제도를 두고 있다. 취업규칙의 작성과 변경 권한을 사용자에게 주고 노동자는 의견을 밝히고 불이익변경시에만 동의를 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이마저도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은 사용자를 위한 특례규정을 둬 사용자가 의견만 듣고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도록 상여금·복리후생비 등의 지급기준을 불이익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니, 사용자 맘대로 산입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뭐 이 지경이니 헌법 위반이라며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에 대해 위헌소송을 하겠다고 하는 것이겠다. 도대체가 최저임금법 개정을 당하는 이 나라 노동자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고, 임금 등 근로계약 내용을 자신의 의사로 사용자와 합의해서 정하는 자유를 가진다고, 최저임금제를 규정한 근로의 권리가 보장받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은 헌법 위반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특례규정을 통해 사용자는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심지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상여금·복리후생비를 매월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면서 현재 법원 태도에 따르면 통상임금에 해당하지 않도록 그 지급기준을 변경하는 짓을 벌일 수도 있다. 분명히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기 위해 한 취업규칙 변경인 것인데,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되지 않도록 변경하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번 최저임금법 개정에서는 이를 제한하기 위한 규정은 없다. 결국 노동자를 위한 법 집행을 법원에 기대하면서 치열하게 법적 다툼을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 승리도 낙관하기가 어렵다. 아 도대체가 당신들은 무슨 짓을 한 것인가.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노동자를 위한 것이라고 이 최저임금법 개정을 두고서는 감히 말할 수는 없다. 혹시 공약 이행의 편의를 위해서 개정안의 문제에 침묵하는 것이라면, 그 침묵은 사악하다. 노동자를 자유 없는 노예로 취급하는 침묵이고, 그 노동자의 최저임금권리를 빼앗는 침묵이며, 심지어 통상임금 등 노동자의 임금권리마저 삭감하는 사용자에 동조하는 침묵이다. 노동자에겐 권리를 빼앗는 사용자만큼이나 침묵하는 권력이 나쁘다.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 (h7420t@yahoo.co.kr)

김기덕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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