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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시대, 간호사는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통일 대비 남북한 보건의료체계 고찰 국회 토론회 '눈길'
▲ 김미영기자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도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인재근·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통일간호포럼(대표 신경림 간호협회장)이 지난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통일 대비 남북한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고찰-통일을 준비하는 간호이야기'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윤석준 고려대 의대 교수(예방의학)는 독일 사례를 분석하면서 "남과 북의 보건의료 격차를 줄이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독일은 분단 시기에도 인도적 지원이 가능한 보건의료 분야만큼은 상호협정을 맺어 지속적으로 교류했다. 윤 교수는 "보건의료체계를 비롯한 사회정책 프로그램을 착실히 준비해야 천문학적 통일비용을 줄이고 혼란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 보건의료 격차, 어떻게 줄일 것인가

남과 북은 분단 역사가 길었던 만큼 건강 수준 격차가 크다. 2016년 기준 기대여명(어느 연령에 도달한 사람이 앞으로 몇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지 계산한 평균생존연수)을 보면 북한은 남성 66.2세·여성 72.9세인데 남한은 남성 79.3세·여성 85.4세로 10년 이상 더 산다. 북한은 특히 여성과 어린이 건강에 취약하다. 1천명당 영아사망률(2015년 기준)을 보면 남한은 3.0명이고, 북한은 18.5명으로 6배 이상 높다. 신생아 10만명당 산모 사망률을 뜻하는 모성사망비(2014년 기준)는 남한이 11명, 북한이 82명으로 8배 이상 차이가 난다.

보건의료제도 또한 다르다. 남한 보건의료체계는 사회보험과 공공부조가 공존하는 방식이고, 북한은 의사담당구역제를 뼈대로 하는 무상의료체계가 자리 잡고 있다. 의료공급이 철저히 시장에 맡겨진 남한은 의료자원의 공급과잉과 비효율이 골칫거리인 반면 완전한 국가공급체제인 북한은 보건의료 인프라 붕괴가 심각한 문제다.

윤석준 교수는 "북한은 남한과 달리 무상의료체계를 구축했으나 병원에 약이 없어 장마당에서 약을 사는 기형적인 유상의료 형태로 가고 있다"며 "포괄적 의료서비스 제공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보건의료 분야는 통일 이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정치상황과 관계없이 보건의료 등 인도적 지원과 교류가 보장될 수 있도록 관련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의학용어, 남한 '영어' 북한 '라틴어'
"남북한 간호 용어집부터 편찬해야"


이날 토론회 초점은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간호사에 맞춰졌다. 통일간호학회장을 맡고 있는 강윤희 이화여대 교수(간호학)는 "북한에서는 아직도 간호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제대로 된 간호교육이나 양성체계가 갖춰지지 않고 있다"며 "북한과 공동으로 간호학술대회를 열어 동질성을 회복하고, 남한의 간호대 학생들을 상대로 통일간호 등 교육 콘텐츠를 개발해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강 교수에 따르면 북한 간호인력은 간호원과 조산원으로, 보건일꾼 '하'에 해당하는 노동자로 분류된다. 간호교육은 주로 의사가 담당한다. 교육과정이 6개월에서 2년으로 일원화돼 있지 않다.

이질적인 의학용어를 통일하는 것도 과제다. 남한은 영어를 기반으로 한 간호·의학용어를 사용하는데 북한은 라틴어와 러시아어를 많이 쓴다. 북한 간호교육에서 라틴어는 필수교과목이다. 탈북 간호대생이 남한에서 학업을 이어 갈 때 난관으로 꼽는 것이 '영어로 된 용어를 이해하는 문제'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통일간호포럼이 '남북한 간호용어집' 편찬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는 배경이다.

김미영  ming2@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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