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노동뉴스 자료사진

올해 5월1일 인천국제공항 승객보안검색 하청업체들이 12조8교대제를 도입했다. 직원들은 "기존 3조2교대제나 4조3교대제보다 노동강도가 강화됐다"고 입을 모았다.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가 승객보안검색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것을 <매일노동뉴스>가 분석한 결과다. 17일 현재까지 "교대제 개편 과정에서 직원들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제보가 쏟아졌다. 노조는 해당 업체들을 고발할 예정이다.

노동시간 줄이려 개편한 교대제인데
노동자들은 “하루 근무시간 너무 길어져”


올해 7월부터 3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상한제가 적용된다. 그러자 인천공항 승객보안검색 업체들이 교대제를 개편했다. 기존 3조2교대제나 4조3교대제로 운영해도 주당 52시간을 초과하지 않지만 휴일 대체근무를 감안하면 주 52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인력을 늘리지 않고 대체근무를 시키지 않는 방법을 고안했다. 12조8교대제는 한 조당 인원을 줄인 뒤 줄어든 인원으로 다른 조를 편성해 예비인력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3개 업체 가운데 두 곳은 5월1일 12조8교대제를 도입했다. 나머지 한 곳도 다음달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지부는 12조8교대제를 시행한 이후 업무 강도에 변화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조사는 이달 1일부터 2주간 승객보안검색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79명이 응답했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노동강도를 숫자로(아주 편하면 6, 최대로 힘들면 20) 표기해 달라는 질문에 교대제 개편 이전 평균 13(힘듦)에서 개편 이후 평균 15(많이 힘듦)로 상승했다. 노조 관계자는 “근골격계질환과 심혈관계질환이 많은 집배노동자 조사에서 평균 14점이 나온 연구 결과가 있다”며 “12조8교대는 이보다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근로계약서 강제 재작성" 증언도 나와

승객보안검색업체 노동자들이 개선과제로 꼽은 것(중복응답)은 “올데이(All-day) 등 1회 근무시 긴 노동시간 단축”(72%)과 “새벽출근 등 교대시간 개선”(64%)이었다. “휴게시간 확보”(42%)와 “조당 인원 확충”(37.5%) 요구도 높았다. 새벽출근에 대한 부담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오전 6~7시 사이에 업무를 시작하는 날이 근무일 8일 출근 중 5일이나 된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하는 올데이 근무도 8일 중 4일이다.

교대제를 개편할 때 회사의 구체적인 설명과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토의, 집단적 의사결정(비밀투표) 같은 적법한 절차를 거쳤느냐는 질문에 92.1%가 “아니다”고 답했다. 주관식 답변에서 “동의하지 않으면 퇴사로 간주하겠다고 했다” “근로계약서를 새로 쓰지 않으면 일을 못한다고 했다” “공사가 정했으니 어쩔 수 없다며 동의하라고 했다” 등의 답변이 다수 나왔다.

지부는 해당 업체들을 노동부에 고발할 방침이다. 지부 관계자는 “근로계약서를 강제로 재작성하도록 하고 개별 동의로 취업규칙을 불이익하게 변경했다”며 “변경된 근로계약서를 확보해 노동부에 고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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