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6·13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선전했다.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지방의회 의원이 세 배 이상 늘어났다. 반면 진보정당 전체로 보면 2014년 지방선거보다 당선인을 적게 배출했다.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단체장 당선인을 내지 못했다. 여당을 견제해야 할 진보정당의 약세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14일 정의당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광역비례 의원 10명을 포함해 37명의 소속 후보가 지방의원에 당선했다. 2014년에는 11명에 그쳤다. 전국 평균지지율은 3.61%에서 8.97%로 올랐다.

민중당은 11명의 기초의원 당선자를 냈다. 박근혜 정부에서 강제로 해산당했던 통합진보당은 4년 전 37명의 당선인을 배출했다. 옛 통합진보당의 2014년 전국 평균지지율은 5.29%였지만 이번 선거 민중당 지지율은 1.49%에 불과했다. 4년 전 선거에서 7명을 당선시킨 노동당은 이번 선거에서 한 명의 당선인도 배출하지 못했다.

진보정당 차원에서 보면 당선인이 2014년 55명에서 48명으로 줄었다. 226명이나 되는 기초단체장 당선인에 진보정당 후보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뼈아프다.

진보정당은 노동자 도시로 불리는 울산에서조차 고전했다. 2014년에는 10명의 진보정당 지방의원이 나왔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단 한 명뿐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이 참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는데, 지방에서는 양당 간 성향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선거를 앞두고 4인 선거구제 대폭 축소에 양당이 동조한 데다, 울산 같은 지역에서는 자유한국당 출신들이 대거 더불어민주당으로 옷을 갈아입은 탓이다. 지방의회와 지방정부에서 진보정당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병기 영남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자유한국당이 몰락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보수화하고 독주할 것”이라며 “진보정당이 견제세력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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