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노조가 지상파 방송 4사(KBS·MBC·SBS·EBS)와 산별교섭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12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노사 상견례를 했다”며 “공정방송·장시간 불안정 노동 근절·방송산업 진흥과 공공성 강화를 목표로 교섭을 할 것”이라고 13일 밝혔다. 노조는 19일부터 매주 분과별 교섭을 한다. 세부 분과는 △방송 공정성 분과 △제작환경 개선 분과 △방송산업진흥 분과다. 사측 총괄간사는 MBC가 맡는다. 방송의날(9월3일)을 전후해 산별협약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2000년에 산별노조로 전환한 뒤 산별교섭을 시도한 적은 있지만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다”며 “올해는 (주요 방송사 사장 교체 등으로 기대감이 있어) 새 사장 후보가 결정된 뒤부터 산별교섭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경쟁관계에 있는 방송사들이 공영성 구축에 소홀하지 않도록 강제하기 위해 산별교섭이 필요하다고 봤다. 산별교섭에서 제도적 틀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7월부터 주 52시간(연장근로 12시간 포함) 근무가 시행되는 만큼 노동시간단축도 교섭의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오정훈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다음달 도입되는 주 52시간 근무제도가 방송사에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각 방송사가 공통된 (프로그램) 편성 규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 4사가 규약을 마련한다고 해도 사측은 노동시간단축이 지상파 방송사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할 수 있다”며 “산별교섭에서 방송 4사가 공통된 기준을 마련하면 다른 방송사도 이를 준용하는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사 상견례에는 노조측 교섭대표로 김환균 위원장·오정훈 수석부위원장·이경호 KBS본부장·김연국 MBC본부장·윤창현 SBS본부장·유규오 EBS지부장이 참석했다. 사측 교섭대표로는 양승동 KBS 사장·최승호 MBC 사장·박정훈 SBS 사장·장해랑 EBS 사장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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