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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격차 문제, 정치공세 아니라 구조적 해법 찾아야
   
▲ 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가 사회적 쟁점이 됐다. 상위 20%의 가계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3% 상승한 데 반해, 하위 20% 가계소득은 반대로 8% 하락했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졌고, 소득격차는 증가했다. 소득분배 개선을 내세웠던 정부 정책과는 반대로 결과가 나온 것이다.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최저임금 인상이 원인이라며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비판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회의까지 잡아 이 문제를 경제 각료들과 토론했다.

가계동향조사 자료로 보면 소득 하위 20%에서 소득이 크게 감소한 것은 ‘근로자 가구주’ 보다 ‘근로자 외 가구주’다. 영세자영업이나 정부지원으로 생계를 꾸리는 가계의 소득이 지난해 월 94만원에서 올해 월 81만원으로 줄었다. 이들 가계의 가구주 평균연령은 69세다. 노인빈곤 문제가 이전보다 더 심각해졌다는 의미다.

임금으로 생계를 꾸리는 하위 20% 가계의 경우 소득이 지난해와 올해가 같다. 월 198만원으로 정체됐다. 명목소득이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소득은 다소 하락했다. 전체 근로자가구 소득이 이 기간 6% 증가한 것과 비교해 보면 상대적 하락폭은 더 크다. 하위 20% 가계의 근로자 가구주 평균연령은 53세다. 전체 근로자 가구주 평균연령이 48세인 것을 감안하면 고령 일자리의 임금소득이 하락했음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전체적으로 고령 인구의 소득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하위 20%의 가계소득 감소는 임금소득 정체, 영세자영업자의 매출소득 감소, 그리고 가족의 용돈 같은 비경상소득 감소가 겹쳐졌기 때문이다. 보수언론은 이를 모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타당하지 않다. 소득 하위 20% 근로자 가구주의 근로소득은 156만원으로 지난해에 비해 감소하지도 증가하지도 않았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노동시간 감소나 여러 꼼수로 소득 상승에 효과를 미치지 않았다는 점이 오히려 간접적으로 확인된다. 즉 최저임금 인상이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려면 교섭력 약한 노동자에게는 특별한 지원책이 더 필요하다는 의미다.

영세자영업자의 매출수입 감소는 우리나라 경제 전체의 내수 침체와 관련이 깊다.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민간소비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고정자본 투자의 기여도가 높았다. 수도권에 집중된 건설투자와 정보통신기술산업(특히 반도체 등)의 설비투자가 그 핵심이다. 생산 측면에서 봐도 반도체 중심의 정보통신기술산업과 수도권 아파트 건설이 주요했다. 그런데 이는 내수, 특히 영세자영업 시장과는 거리가 먼 것들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런 경향이 올해 더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족 용돈 같은 비경상소득 감소는 통계청 조사 범위가 넓어지며 발생한 일일 수도 있지만, 인구 고령화와 저소득 가계의 생계 어려움이 임계치에 도달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이제 가족 간의 도움도 줄고 있다는 이야기니 말이다. 우리나라 저소득층의 가족 해체는 심각하다. 부양인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저소득 가계의 생계는 더욱 어려워지고, 사회적 복지는 별로 나아지지 않다 보니 그렇다. 정부 정책이나 경제구조에 큰 변화가 없으면 이런 경향이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2018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는 우리나라의 저성장-인구고령화가 앞으로 어떻게 표현될지를 미약하게나마 보여 줬다. 소수 수출산업을 통해 경제성장률을 조금 더 끌어올리는 것으로는 저소득 가계 문제를 절대 해결할 수 없다. 그리고 고령 인구 증가로 빈곤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저소득 가계의 소득 감소 문제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는 것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도 사태 해결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어 보인다. 생산성 낮은 영세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으로는 늘어나는 고령 인구를 부양하는 국민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이는 국민경제 생산성을 더 낮추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령 노동자를 노동시장에 더 많이, 더 오래 묶어 두는 것이 답일 수도 없다. 이런 노동정책은 일하는 행복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근로의 고통을 연장하는 것일 뿐이다. 국민경제의 노동생산성 향상에도 마이너스다.

문재인 정부가 미봉책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최저임금 지원, 영세자영업자 지원, 노인 빈곤 지원 등등 문제가 터질 때마다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으로는 소득격차 해결이 어렵다. 보다 구조적이며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하다.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원 (jwhan77@gmail.com)

한지원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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