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병원측이 간호사에게 불법의료행위를 강요하거나 부당한 업무를 요구하는 갑질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갑질 없는 병원 만들기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부가 이날 공개한 '전남대병원 갑질 및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본인 업무가 아닌 업무(청소·짐나르기·풀뽑기·주차관리 등)를 강요받은 간호사가 64.4%나 됐다. 업무와 무관한 상급자나 의사로부터 지시를 받은 간호사도 19.1%였다. 이사·병원장·임원·고위간부가 집안일이나 개인 업무 등을 지시했다는 응답자는 6.5%, 거짓 서류·문서를 작성하게 하거나 진실을 은폐하는 등의 부정한 행동을 강요받았다는 응답자는 2.8%로 집계됐다.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장기자랑·체육·학술대회 참가를 강요받은 사례는 54.9%, 업무와 관련 없는 행사에서 단체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춘 사례는 35%였다.
인권침해도 심각했다. 응답자의 31.7%가 "교육이나 수습기간을 이유로 무급으로 일했다"고 답했다. 16.3%는 개인 사물함을 검사하거나 휴대전화 반납, CCTV 감시 피해를 경험했다. 아파트단지나 지하철역에서 환자유치 홍보활동에 동원된 사례도 2.8%로 조사됐다.
쉴 권리는 제대로 보장받지 못했다. 2명 중 1명(53.3%)이 "환자가 적다는 이유로 근무시간이 일방적으로 변경되거나 임의로 반차 사용을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휴일 특근을 강요받은 사례는 44%였다. 24.8%는 시간외수당 신청을 금지당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실태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진행됐다. 간호사 246명과 간호조무사 4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