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의 조직적인 지시에 따라 소속 영업사원들을 민주노총에서 집단 탈퇴시켰다는 전직 영업소장의 증언이 나왔다. 화섬노조가 2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임기홍 노조 오리온지회장은 “오리온의 지시에 따라 민주노총 탈퇴 공작에 앞장섰던 당사자”라고 말했다.

임기홍 지회장은 2015년 오리온 김해영업소장으로 일했다. 그해 4월 전체 영업소 영업사원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노조 오리온지회가 설립됐다. 설립 당시 지회 조합원은 90여명이었고 김해영업소에서도 10명이 가입했다.

그해 10월 지회가 회사에 단체교섭을 요구하자 상황이 급변했다. 60여명 수준이던 회사노조 오리온영업노조 조합원이 열흘 만에 370여명으로 늘었다. 오리온영업노조가 교섭대표노조가 되자 지회 조합원들의 집단 탈퇴가 이어졌다. 지회에는 10여명만 남았다.

임기홍 지회장은 “근무시 노조원 동향을 회사에 보고했고, 개별 면담을 통해 노조탈퇴를 종용했다”며 “당시 김해영업소 지회 조합원 10명 모두의 탈퇴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윤석우 전 지회장은 노조설립 이후 징계위원회에 6번 소환돼 3번의 강등조치를 당했다. 화섬노조는 집단 탈퇴공작이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지난해 초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영업소장과 오리온측을 올해 3월 기소했다.

임기홍 지회장은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는 것은 오리온의 부당노동행위가 일개 영업소장의 일탈이 아니라 적극적인 사측의 개입이 있었다는 사실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이라며 “오리온이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른 이유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인원을 감축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화섬노조에 따르면 최근 4년간 구조조정으로 오리온의 전국 52개 영업소가 32개로 줄었고, 이 과정에서 영업사원과 도급업체 판촉사원을 포함해 500여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오리온쪽은 "담당부서에 확인한 후 해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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