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지도부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저지,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단축, 임단투 승리를 위한 한국노총 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한국노총이 산입범위 확대를 골자로 한 최저임금 제도개선 논의와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단독면담을 요청했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직접 듣겠다는 것이다.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법안심사소위)를 앞두고 여야 대표 면담도 추진한다.

"홍영표 원내대표 ‘대통령 뜻’이라며 법안심사 종용"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제도개선 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법 개정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국회에 요구합니다. 대통령까지 언급하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의) 정당성을 말하는 집권여당 원내대표의 발언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한국노총 100만 조합원과 국민은 알아야 합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최저임금 개악저지! 임금저하 없는 노동시간단축! 2018 임단투 승리를 위한 결의대회’에서 “대통령 단독면담”을 제안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밤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 심사가 지지부진하자 “대통령의 뜻”이라고 주장하며 법안심사와 처리를 종용했다. 김 위원장은 홍 원내대표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며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가 문재인 대통령의 뜻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면담을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단체의 대표성과 사회적 대화를 부정하는 여야 정치권 행태를 용납할 수 없다”며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가 만들어지는 마당에 국회가 앞장서 사회적 대화에 찬물을 끼얹는다면 이후 발생할 사회적 대화와 노사관계 파탄의 책임은 여야 정치권에 있고, 한국노총은 모든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22일 환노위 소위 종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사회적 대화는 무의미하다”며 “노사정대표자회의와 (앞으로 출범할)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관련 모든 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정기훈 기자

“산입범위 확대되면 최저임금 1만원 의미 없어”

양대 노총과 한국경총은 지난 21일 공동성명을 내고 “최저임금위에서 최저임금 수준과 산입범위를 결정하기로 합의했다”며 국회에 법안심사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자 홍 원내대표는 “지난 1년간 최저임금위에서 논의했는데 합의가 안 됐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말했다.

김주영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산입범위를 확대하면 1만원을 올린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국회가 사상 최초의 중앙 노사 3개 단체 합의를 외면한 채 각종 상여금과 수당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법 개정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인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문제는 최저임금위에서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정란 한울타리노조 LH상담지부 위원장은 “최저임금은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며 “비정규 노동자 생존을 위협하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개악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는 이날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관련 논의를 계속했다. 양대 노총은 “최저임금위에서 제도개선을 논의하자”고 요구한 반면 경총은 입장을 선회해 중소기업중앙회와 같이 “국회 입법”을 요구했다. 환노위는 24일 밤 9시 고용노동소위를 재개해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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