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라클노조가 지난해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며 시작한 시한부 파업을 무기한 파업으로 전환했다. 오라클은 주로 기업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거나 클라우드서비스를 제공하는 미국계 IT 회사다.

노조는 "16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했는데도 사측이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아 무기한 전면파업으로 전환해 투쟁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해 9월 출범한 노조는 임금인상·고용불안 해소·장시간 노동 개선·노조활동 보장을 담은 임단협 체결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오라클은 무단협 상태다. 노조는 지난해 12월 시작한 교섭이 올해 4월 결렬되자 이달 16일부터 18일까지 전면파업을 했다.

노조는 파업 중이던 17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교섭타결 때까지 무기한 전면파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조합원들은 무기한 파업에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주말과 부처님 오신 날에 잠시 숨을 고른 노조는 23일 파업투쟁 승리 조합원 결의대회를 연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노조 쟁의행위를 다양한 경로로 방해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관리자들이 조합원들에게 파업집회 참석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고 파업불참을 종용했다"며 "문자나 카카오톡 메시지, 이메일로 업무지시를 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사용자가 파업 불참을 강요하거나 파업 중 업무지시를 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파업 8일째인 23일 서울 삼성동 오라클 본사 앞에서 열리는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5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노조 조합원은 600여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휴렛팩커드·네이버 등 IT업계 노동자들도 함께한다.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오라클은 노동자를 도구로 취급하지 말고 인간으로 대하라"며 "무책임한 외국계 기업이 아니라 책임 있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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