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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시민정치를 일상으로 가져오려면?] “재벌체제·성장주의·노동배제 해결해야”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 ‘촛불항쟁과 사회운동 전망’ 학술 심포지엄
▲ 사진 최나영 기자
광장의 함성이 정권교체로 이어진 지 1년이 지났다. 제2의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촛불시민들의 기대는 얼마나 이뤄졌을까. 삼성이 80년 만에 노조를 인정했고, 성차별·성폭력에 시달리던 여성들은 입을 열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북한 지도자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평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학교와 직장 등 사회 곳곳에서 “삶이 여전히 팍팍하다”는 아우성이 들린다.

18~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촛불항쟁 1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 참석한 토론자들의 의견도 다르지 않았다. 토론자들은 “촛불혁명은 완료된 혁명이 아니다”며 “촛불집회에서 뿜어져 나온 목소리를 제대로 담아내기 위해 정치·사회적 개혁을 계속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촛불항쟁과 사회운동의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심포지엄은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가 주최했다.

“미래지향적 적폐청산 이뤄야”

오유석 상지대 교수(역사사회학)는 “촛불집회 참가자 대부분이 촛불 요구가 미완성됐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공회대 민주주의 연구소가 올해 2월 실시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촛불집회 목적 완성에 대한 평가를 묻는 조사에서 응답자의 79.6%가 "근본적인 사회개혁이 뒤따라야 하므로 앞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과제는 단순히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에 실망한 다수 국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다”며 “9년 적폐의 뿌리가 되는 재벌체제·정경유착·성장주의·권위주의·관료주의·중앙집권·효율성 만능·노동배제 등을 바꿀 시대적 요구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적폐청산 방법으로는 “대통령 혼자 책임지지 말고, 제도적·법적 국가체제 차원에서 권한과 책임을 나눠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교수는 특히 “역대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적폐청산을 추진했지만 언제나 참담함으로 끝났고 그 자체가 새로운 적폐가 됐다”며 “정권 주도의 초법적·강제적·하향식 적폐청산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적 적폐청산이 정치검찰의 칼을 빌려 피바람을 불러일으키는 식으로 진행해서는 안 된다”며 “적폐로부터 억눌렸던 집단의 목소리와 힘을 키워 주는 방식으로 해야 특정세력을 응징·보복하거나 특권적 시혜로 역사적 면죄부를 주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적폐는 과거의 것이지만 청산은 미래지향적인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과거에만 매달리다가 시행착오를 반복한 지난 정권의 악순환을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고 밀했다.

“시민을 주체화하는 개헌 필요”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헌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광장에서는 사람들이 승리했고 즐거움을 누렸지만, 직장과 학교를 비롯한 삶의 현장에서는 여전히 우울증에 빠져 있다”며 “광장의 정치를 지속가능한 실천의 정치로 승화시키는 개헌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교수는 “헌법 개정은 시민들이 능동적 시민, 모범적 헌법시민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주체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광장에서 사람들이 펼쳤던 시민정치 그 자체를 헌법화하고 그 헌법을 시민정치화하는 작업이 헌법 개정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발안이나 국민투표·국민거부·국민소환제 같은 제도가 필요하다”며 “국가·지방정부 작동 과정에 시민들의 참여 가능성을 크게 확대하고, 경우에 따라 시민들이 국가나 지방정부에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는 1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시민들에게 에버트 인권상 상장을 나눠 줬다. 독일의 비영리 공익재단인 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은 지난해 촛불집회에 참여한 ‘대한민국 국민’을 '2017 에버트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에버트재단이 인권상을 제정한 뒤 특정 단체나 개인이 아닌 국가 국민을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처음이다. 국민행동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도 상장을 배포한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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