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4-26 봄이라더니, 여름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포토뉴스 봄이라더니, 여름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18.05.18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 정기훈 기자낯선 땅 평양에서 열린 공연 제목이 ‘봄이 온다’라기에, 또 이런저런 꽃 피기에 봄이 왔구나 했다. 웬걸, 며칠 푹푹 찌더니 번개 친다. 곧 천둥소리 따랐다. 장맛비 같은 비가 쏟아진다. 앞이 캄캄하다. 땀이 많아 슬픈 사진기자들은 뜨겁거나 젖은 아스팔트 위에서 만나 서로를 도닥인다. 서머 이즈 커밍, 고난의 계절 여름 앞이다. 눈으로 흘러든 땀은 쓰렸다. 뷰파인더는 자주 흐릿했다. 오랜만에 틀어 먼지 풀풀 내뿜는 에어컨 앞에 서니 천국인데 쉰내 폴폴 날려 누군가에게는 고역이다. 도대체 마르지 않는 빨래를 거둬 입으니 또 쉰내 난다. 빨래 건조기 최저가를 검색하다 놓을 데도 없어 접는다. 그러니까 봄은 통장을 스쳐 가는 월급 같았다. 날 궂어 밖에서 하는 일은 자주 멈췄다. 땀인지 빗물인지에 젖은 사람들은 하늘이 얄궂다. 온갖 푸른 것들이 그 물에 자라고 그 볕에 여문다지만 눈앞이 급했다.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니 밥벌이 별 수 있나. 또 하루 길에 나선 사람들은 흠뻑 젖거나 검붉어질 노릇이다. 봄이라더니, 여름이 왔나 보다.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 정기훈 기자낯선 땅 평양에서 열린 공연 제목이 ‘봄이 온다’라기에, 또 이런저런 꽃 피기에 봄이 왔구나 했다. 웬걸, 며칠 푹푹 찌더니 번개 친다. 곧 천둥소리 따랐다. 장맛비 같은 비가 쏟아진다. 앞이 캄캄하다. 땀이 많아 슬픈 사진기자들은 뜨겁거나 젖은 아스팔트 위에서 만나 서로를 도닥인다. 서머 이즈 커밍, 고난의 계절 여름 앞이다. 눈으로 흘러든 땀은 쓰렸다. 뷰파인더는 자주 흐릿했다. 오랜만에 틀어 먼지 풀풀 내뿜는 에어컨 앞에 서니 천국인데 쉰내 폴폴 날려 누군가에게는 고역이다. 도대체 마르지 않는 빨래를 거둬 입으니 또 쉰내 난다. 빨래 건조기 최저가를 검색하다 놓을 데도 없어 접는다. 그러니까 봄은 통장을 스쳐 가는 월급 같았다. 날 궂어 밖에서 하는 일은 자주 멈췄다. 땀인지 빗물인지에 젖은 사람들은 하늘이 얄궂다. 온갖 푸른 것들이 그 물에 자라고 그 볕에 여문다지만 눈앞이 급했다. 대추 한 알도 저절로 붉어질 리 없다니 밥벌이 별 수 있나. 또 하루 길에 나선 사람들은 흠뻑 젖거나 검붉어질 노릇이다. 봄이라더니, 여름이 왔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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