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가 다음달 말 새로 마련한 사옥에 입주한다. 조합원 펀딩으로 산별노조 사무실을 조성한 첫 사례다.

17일 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빌딩을 매입해 다음달 29일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지 482제곱미터, 연면적 1천300제곱미터 규모로 2007년 출판사 건물로 지어졌다.

노조가 임대 사무실이 아닌 사옥을 마련하기로 결의한 것은 올해 2월 열린 정기대의원대회에서다. 지금의 사무실이 협소해 교육이나 회의를 할 때마다 다른 공간을 빌려 써야 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임대료에 들어가는 조합비가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노조는 사옥을 마련하는 데 건물 매수비용 37억8천만원과 리모델링비용 5억원 등 총 42억8천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기금을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노조가 보유한 가용현금 17억원을 제외한 25억8천만원을 모금한다고 공고를 내고, 상환계획도 밝혔다. 두 달 만에 37억3천만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애초 노조가 목표한 금액을 웃도는 액수다.

한미정 노조 사무처장은 "조합원들이 '우리의 공간을 만든다'는 데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며 "벽돌 한 장 쌓는다는 심정으로 십시일반 기금을 내면서 기금 조성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한 사무처장은 "조합원의 힘으로 마련한 사옥인 만큼 '노동조합'다운 공간으로 재구성할 계획"이라며 "사무실을 찾는 조합원들이 힐링할 수 있는 명상실도 만들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도 갖출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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