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시험장을 갱도 폭파방식으로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핵시험장을 폐기하는 의식은 23~25일 일기조건을 고려하면서 진행하는 것으로 예정돼 있다”며 “핵시험장 폐기는 핵시험장의 모든 갱도를 폭발의 방법으로 붕락시키고 입구를 완전히 폐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한 결정서에서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했다. 풍계리 핵시험장 폐쇄는 후속조치다.
북한은 “핵시험장 폐기를 투명성 있게 보여 주기 위해 국내 언론기관들은 물론 국제기자단 현지취재활동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며 “핵시험장이 협소한 점을 고려해 국제기자단을 중국·러시아·미국·영국·남조선에서 오는 기자들로 한정시킨다”고 덧붙였다.
이번 조치를 두고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한의 성의 있는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3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남북정상회담 때 한 약속을 지키겠다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 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본다”며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 사이에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긍정적 반응을 내놓았다. 그는 1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큰 정상회담에 앞서 이달에 핵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며 “땡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매우 똑똑하고 정중한 몸짓”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과 미국 간 첫 정상회담은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트위터에 공개했다. 청와대는 입장문에서 "두 정상의 만남으로 세계에서 마지막 남아 있는 냉전과 분단의 구조가 해체되고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의 문이 활짝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