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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퍼주기 협상이었다. 제너럴 모터스(GM)는 이자 장사를 계속할 수 있게 됐고 한국 정부는 애초 계획보다 3천억원이나 많은 혈세를 한국지엠에 투입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한국지엠 관련 협상 결과 및 부품업체·지역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지원방안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지엠이 한국지엠에 투입하는 자금은 71억5천만달러(7조7천억원)다.

이 중 지엠은 한국지엠에 빌려준 대출금 28억달러(3조원)를 출자전환한다. 희망퇴직 위로금 등 구조조정에 사용할 비용 8억달러(9천억원)를 올해 대출로 먼저 지원하고 이후 출자전환한다. 향후 10년간 시설투자 용도로 20억달러(2조2천억), 운영자금으로 8억달러(9천억원)를 한국지엠에 대출한다. 28억달러의 기존대출금은 출자전환으로 없어지지만 또다시 28억원의 대출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다만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신규대출 금리는 콜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수준을 적용한다. 5월 기준 대출금리는 3.48%다. 기존 대출금리 4.8~5.3%보다 소폭 하락했다.

산업은행 지원금 규모는 애초 알려진 5천억원에서 8천억원(7억5천만달러)으로 늘어났다. 지원금은 올해 안에 현금으로 한국지엠에 준다.

지엠이 가진 한국지엠 지분은 앞으로 5년간 매각이 제한된다. 이후 5년간은 35% 이상 지분을 보유해 1대 주주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산업은행 지분율 17%를 유지해 자산매각과 같은 사안에서 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지엠은 한국지엠 회생을 위해 경쟁력과 글로벌 수요가 있는 신차 2종을 배정한다. 1종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트랙스 후속 모델로 2021년께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1종의 신차는 실체가 없다. 정부는 한국지엠 공장이 있는 지역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는 일단 수용하지 않았다. 향후 지엠 투자계획을 보고 지정 여부를 논의한다며 여지를 뒀다.

정부는 한국지엠 경영부실 원인으로 지목됐던 이전가격 문제 실사결과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준에 부합한다"며 면죄부를 줬다. 산업은행은 11일 지엠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금융제공확약서(LOC)를 발급한다. 18일에는 최종 합의한 경영회생방안을 담은 기본계약서를 지엠과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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