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에서 일하는 봉제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옛 청계피복노조 활동을 이어 갈 새로운 노조 설립이 추진된다.

화섬노조는 8일 “전태일재단·서울노동권익센터와 함께 최근 ‘봉제노동자들로 구성된 전태일노동조합(가칭)’ 공동준비위원회 구성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3개 단체와 우리동네노동권찾기·일과건강·성북구노동권익센터·서울동부비정규노동센터·구로구근로자복지센터는 지난해 3월 서울지역 봉제노동자들의 권익향샹을 위해 공동사업단을 꾸렸다. 공동사업단은 지난해 표적집단면접에서 봉제노동자들이 장시간 근로와 낮은 임금, 노동환경, 객공화로 인한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봉제노동자들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조직을 통한 공정임금 실현과 건강권 확보가 대안으로 제시됐다.

공동사업단은 이달 초 2차 회의를 열어 봉제노동자 노조 조직을 위한 공동준비위를 구성하기로 했다. 노조가 생기면 화섬노조에 편성해 서울봉제지회(가칭 전태일지회)로 부를 계획이다. 공동준비위는 다음달 워크숍을 열어 지회 설립 목적과 위상·역할을 수립한다.

사업계획이 구체화하면 노동상담·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캠페인으로 서울지역 봉제노동자들의 노조 가입을 촉진한다.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9만 봉제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고, 정책협약·간담회를 제안한다. 청계피복노조 정신과 역사를 계승한다는 취지에서 창립 목표일은 11월27일로 정했다. 이날은 청계피복노조가 생긴 지 48년이 되는 날이다.

임영국 노조 사무처장은 “봉제섬유산업 특성상 스스로 직접 노동을 하는 영세사업주들이 많은 업종이라서 전통적인 사업주 대 노동자 관계를 통한 근로조건 향상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쉽지 않은 구조”라며 “서울봉제지회는 서울시와 사업주·노동자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을 만들어 가는 산별협약 체결을 목표로 하는 당사자조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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