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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감독관은 사용자편?] 직장갑질119 '갑질사장' 감싸기 사례 폭로“불시감독 늘리는 근로감독제도 혁신 절실”
경기도 도·소매 업체에서 일하는 ㄱ씨는 입사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장 상사에게 폭행을 당했다. 고용노동부에 고소했지만 되레 마음의 상처만 깊어졌다. 가해자가 폭행을 자백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노동부에 제출했지만 근로감독관은 진단서가 없다는 이유로 무시했다. 그는 ㄱ씨에게 “이건 대화일 뿐”이라거나 “상처라도 있어야죠” “멱살 잡는 건 폭행이 아니에요” 같은 발언을 했다. ㄱ씨는 “(근로감독관이) 증거가 없다는 말을 열 번 정도 반복한 것 같다”며 “마치 가해자와 대화하는 듯했다”고 토로했다.

8일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제보받은 잘못된 근로감독관 행태 100여건 중 신원이 확인된 22건을 공개했다. 직권남용·직무유기·정보유출 같은 사례였다. 노동현장에서 사법경찰 역할을 하는 근로감독관이 사용자에게 치우쳐 일한다고 지적했다.

노동부가 직장갑질119의 제보와 정보를 회사에 넘긴 사례가 대표적이다. 직장갑질119는 “지난 1월 노동부를 만나 최저임금 위반 사업장 명단을 정리해 넘겼는데, 그 자료가 통째로 한 회사에 들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제약회사에 다니는 ㄴ씨도 “임금체계 부당함을 알리는 선전물을 사원들에게 나눠 주고 있는데 총무이사가 ‘노동부에 신고했으면 됐지 왜 이렇게 하느냐’고 말했다”며 “회사에서는 근로감독이 진행되기 전에 (내가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듯했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는 근로감독 사전모의·합의강요 같은 직권남용, 처리지연과 허술한 근로감독 같은 직무유기 사례를 폭로했다. 충청도 한 사업장에서 일하다 퇴직한 ㄷ씨는 “(노동부가) 근로감독을 나온다고 일주일 전에 알려준 탓에 미리 사장과 사모가 짜고 임금을 가짜로 맞춘 계약서와 직원 간 말 맞추기를 모의했다”며 “안전점검도 나왔지만 구경하고 가는 수준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직장갑질119는 “근로감독관들이 진정인의 신원을 노출해 제보자가 결국 회사에 찍혀 불이익을 당하다 그만두게 되는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며 “사전에 근로감독 시점을 통보하는 바람에 불법을 바로잡는 감독이 아니라 서류 조작시간을 벌어 주는 감독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갑질119는 “제보된 사례만 봐도 근로감독 제도의 혁신이 절실하다”며 △근로감독청 신설 △근로감독관 증원과 명예근로감독관 제도 도입 △수시·특별감독 확대와 불시감독 전환 △근로감독청원제도 활성화를 요구했다.

최나영  joie@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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