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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계고 현장실습 바꾸자 ③] 취업률 경쟁에 산산이 부서지는 직업계고 학생들양현주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

지난해 1월 LG유플러스 전주고객센터에서 해지방어 업무를 하던 특성화고 실습생이 세상을 등졌다. 그해 11월에는 제주 음료공장에서 일하던 현장실습생이 기계에 끼여 목숨을 잃었다. 전공과 동떨어진 일을 하며 압박감에 시달렸다. 잇단 죽음은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제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조기취업형 현장실습을 폐지하겠다고 했다가 올해 2월 또다시 조기취업 현장실습을 유지하고,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민·사회단체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시·도 교육감 후보들에게 직업계고 현장실습에 대한 입장을 묻고, 제도를 바꾸자고 요구했다. <매일노동뉴스>가 5회에 걸쳐 그들의 호소를 싣는다.<편집자>

양현주 전남청소년노동인권센터 대표


직업계고 취업률 경쟁은 왜 시작됐을까. 이명박 정부는 고졸 성공신화를 만들겠다며 고졸 취업정책을 과거 어느 정권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전까지 실업계·전문계고로 불리던 학교들을 특성화고로 전환을 유도했고, 학생들에게는 수업료·기숙사 운영을 위한 재정적 지원을 강화하면서 △마이스터고 개교 △선 취업 후 진학 정책 △고졸적합 일자리 창출 △공공기관·대기업·금융권 고졸채용 장려 정책을 시행했다.

정부 정책으로 망가지는 교육현장

직업계고가 취업률에 목을 매게 된 것은 이명박 정권이 ‘취업선도 특성화고 지원사업’ 예산 200억원을 교부하면서 시작됐다. 시·도 교육청은 사업비를 받기 위해 취업지표 높이기 경쟁에 내몰렸다. 이와 별도로 중소기업청(현 중소벤처기업부)은 취업률 45.5% 이상인 학교에 1억7천만원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교육부는 2013년 특성화고 취업률 60% 미달인 학교는 특성화고 지정취소와 학교예산 차등지원이라는 채찍을 꺼내 들었다. 국가 차원에서 일선 학교에 취업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취업률을 높이라고 압박하다 보니 학생들은 취업률 경쟁 도구가 됐다.

직업계고 관계자들이 취업률 경쟁의 폐해를 알고 있음에도 교부금과 지원금을 받기 위해 학생들의 전공과 적성, 열악한 사업장 환경을 외면한 채 학생들을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으로 밀어내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취업률 경쟁과 밀어내기 식 묻지마 취업은 수많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2015년 교육부가 발표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졸업생 취업률은 47.2%로 수직상승했다. 교육부는 2009년 17.7%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6년째 상승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자화자찬했다. 직업계고 취업률은 대학진학자까지 포함해 산출하므로 이 방식대로 한다면 취업률은 72%까지 치솟는다.

취업률 상승? 학생들 열악한 노동환경 내몰려

하지만 2014년 감사원 감사 결과 취업률 통계 부풀리기가 심각한 상황임이 드러났다. 근로소득이 발생하지 않는데도 취업자로 분류해 취업자 2명 중 1명이 근로소득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공과 무관한 취업이 많았고, 학생들의 작업환경 실태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서울지역 어느 특성화고는 파견회사 사규 준수서약을 강요하고, 근무지 무단이탈을 금지하거나 학생신분에 맞는 행동을 하라는 서약서를 강요해 학생들의 노동권을 침해했다.

올해 5월1일 노동절에 출범한 전국특성화고졸업생노조 설립선언문에는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강제 야간근로, 임금체불, 장시간 노동, 성희롱·성추행, 어리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폭력, 특성화고 출신이라는 모멸과 차별 등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이 있다.

특성화고졸업생노조 설립은 교육부의 취업률 목표 제시와 이를 달성하려는 시·도 교육청, 일선학교 취업률 경쟁으로 인해 열악한 노동환경을 고발하는 직업계고 졸업생들과 학생들의 절박한 외침이다. 학생인지, 노동자인지 헷갈리는 직업계고 학생들은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법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태에서 산업체 파견형 현장실습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회사 적응 어려움이나 사업장 실태를 학교에 호소하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며 무시하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직업계고 학생들은 희망보다는 절망을 먼저 배우게 될 것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교육당국은 죽음을 부르는 취업률 경쟁을 중단해야 한다. 6·13 지방선거가 눈앞이다. 교육청 차원에서 취업률 중심 학교 평가와 취업률 공표를 폐지하고 이러한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없는지, 국가인권위원회 아동권리위원회 결정(현장실습생 서약서 작성 등)에 따라 관할지역에서 취업률 현황과 취업 현수막 게시를 금지할 의지를 갖고 있는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학생·학부모를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현장실습 서약서 작성을 중단하고 폐지할 의사가 있는지 교육감 후보는 답해야 한다.

양현주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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