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병원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노동조합 우산 속으로 모여드는 노동자들이 크게 늘었다.

29일 보건의료노조에 따르면 지난 27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지부가 설립됐다. 강동성심병원은 한림대의료원 형제병원이다. 한림대의료원이 속한 일송재단에서 분가한 성심의료재단이 운영한다. 지난해 말 간호사에게 선정적 춤을 강요하는 장기자랑으로 논란이 됐던 '일송가족의 날' 행사에 강동성심병원 노동자들도 동원됐다.

장정윤 노조 강동성심병원지부장은 "선정적인 장기자랑 문제가 사회적 지탄을 받고 한림대의료원에 노조가 설립되면서 직장갑질 문화와 공짜노동이 사라지길 기대했는데 현재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강동성심병원 문제는 강동성심병원 노동자들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노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6년 전 설립된 춘천성심병원지부는 10명이던 조합원이 최근 377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노조를 만든 한림대의료원지부는 조합원이 2천31명이다. 노조 가입 바람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이달 6일 부산성모병원지부(조합원 350명), 19일 국립재활원지부(조합원 52명)가 설립됐다. 지난달 9일에는 국립암센터지부(조합원 232명)가 세워졌다.

최근 1년간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만 5천500명이 넘는다. 조합원수가 2016년 말(5만6천여명)에 비해 10% 증가했다. 노조는 촛불혁명을 원인으로 꼽았다. 김형식 노조 조직2실장은 "촛불혁명으로 스스로 권리찾기에 눈뜬 병원노동자들이 전근대적인 병원문화 개선을 요구하면서 병원 갑질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 시작했다"며 "노조 가입 증가는 권리찾기 연장선상에 있다"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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