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일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개통됐다. 송인배 청와대 1부속비서관이 시험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을 선언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결정서를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당 전원회의에서는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며 “21일부터 핵시험(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원회의에서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순차적으로 다 진행됐고 운반타격 수단들의 개별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돼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실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됐다”며 “이에 북부 핵실험장도 사명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북한의 전격적인 조치에 청와대는 환영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며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모두 중단하고 주요 핵실험 부지를 폐쇄하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CNN·BBC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앞다퉈 속보를 내보내며 주목했다.

남북정상회담 일주일을 남긴 20일에는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이 개통됐다. 남측 핫라인은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북측 핫라인은 국무위원회에 각각 설치됐다.

국회가 공전 중인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북한의 선제적 조치를 환영한다”며 “자유한국당은 지방선거용 정치공세를 중단하고 국회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유영재 평화·통일연구소 연구위원은 “미국 반응을 보면 북한 조치는 중대한 진전이며 비핵화를 위한 확고한 신뢰를 담보한다고 여기는 것 같다”며 “이를 바탕으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서 큰 틀의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같은날 오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민주당원 댓글공작 규탄·특검 촉구대회에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북한 발표는 핵폐기 선언이 아니라 핵보유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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