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사분계선을 가로지르는 회담장 건물을 사이에 두고 남북이 얼굴을 맞대고 있다. <연윤정 기자>

판문점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 남측에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한다.

19일 청와대에 따르면 남북정상회담 당일 우리 국민과 전 세계인은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나 악수하는 모습을 생중계로 보게 된다. 두 정상은 어떤 루트로 판문점에 도착해 남측 평화의집에서 만날까. 청와대 출입기자단이 지난 18일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판문점 프레스투어를 다녀왔다.

판문점 평화의집 역사적인 남북 정상 만남

“현재로서는 어떤 루트로 두 정상이 만나게 될지 알 수는 없습니다. 헬기를 타고 올 수도 있고, 자동차를 타고 온 뒤 걸어서 이동할 수도 있고요.”

기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질문에 대한 김영규 유엔군사령부 공보관의 설명이다. 판문점 공식 명칭은 군사정전위원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정전위 회담을 지원하기 위해 1953년 10월 본부 구역 군사분계선(MDL)에 설치한 동서 800미터, 남북 600미터 장방형 지대를 말한다.

T2(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 내부 모습. <연윤정 기자>

판문점 안에는 MDL을 가로질러 군사정전위 본회의장 등 회담장 건물이 있다. 이를 사이에 두고 유엔측 자유의집과 북한측 판문각이 대칭을 이룬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양측 군인들이 마주 보고 경비를 서는 장면이 연출되는 곳이다.

“이곳은 북한군이 코앞에 있습니다. 노란색 가이드라인을 벗어나면 안 됩니다. 지휘에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JSA 경비대대 경비병 안내에 따라 취재진은 자유의집을 통과해 MDL 위에 지어진 회담장 건물 구역으로 들어섰다. T1(중립국감독위원회 회담장)과 T2(군사정전위 본회의실), T3(실무장교 회담장) 등 파란색 건물들이 유엔측 건물이다. 'T'는 임시를 뜻하는 'Temporary'의 약자다. 건물을 지을 때만 해도 '임시'가 될 줄 알았다는 얘기다.

평소에는 양측 군인 모두 나오지 않고 카메라로 감시한다. 자기쪽 관광객이 찾아오면 관광객 보호를 위해 군인이 나가는 구조다. 이날은 멀리 북한군 초소에 1명이 보였다.
 

27일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연윤정 기자>

김정은 국무위원장 T1·T2 통로로 걸어올까

T2로 들어선 취재진에게 김영규 공보관은 “파란색 건물 3곳은 유엔군과 북한측이 같이 쓰지만 유엔측이 관리한다”며 “이곳에서 1991년 3월 유엔군과 북한군 간 마지막 군사정전위 회담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T2 안은 유엔군과 북한군이 마주 앉아 회담하는 테이블 여러 개가 놓여 있었다. 한가운데 놓인 테이블 마이크 줄이 회담장 MDL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판문점 안에서는 T1과 T2, T2와 T3 사이에 난 통로 2개가 MDL를 넘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김 공보관은 “주로 T1과 T2 사이의 통로로 남북 간 왕래를 한다”고 소개했다. 실제 이날 오전 북한측 통일각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2차 실무회담에 참석한 남측 대표단이 T1과 T2 사이 통로를 이용해 MDL를 넘어갔다. 89년 방북했다가 민간인 최초로 판문점 MDL을 넘었던 임수경씨는 T2와 T3 사이 통로로 왔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톨게이트 전광판. <연윤정 기자>

남북정상회담 당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T1과 T2 또는 T2와 T3 사이 통로를 이용할지, 아니면 다른 루트를 이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 공보관은 “걸어서 넘어올 때 그런 루트를 이용할 수 있지만 차를 타고 동쪽 길을 돌아서 평화의집까지 가는 방법도 있다”며 “헬기를 타고 오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남북출입사무소 “평화, 새로운 시작”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MDL을 넘어온 뒤에는 정상회담장인 평화의집을 찾아야 한다. 취재진이 찾은 이날 평화의집은 입구에 파란 가림막이 쳐진 채 내부공사 중이었다. 몇몇 노동자들만이 가림막 사이로 드나들었다. 청와대는 평회의집 내부를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내부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탓에 이날은 들어갈 수 없었다.

평화의집 2층에서 두 정상 간 회담이 이뤄진다. 회담장 양쪽에 작은 방들이 있어 남북 간 필요하면 회의를 할 수 있다. 3층은 회담 뒤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1층에 기자들이 머물지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 내부 모습. <연윤정 기자>

한편 평소에는 대남방송을 한다는데 이날은 들리지 않았다. 김 공보관은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대남방송이 안 들린 지 꽤 된다”고 귀띔했다.

판문점을 나온 취재진은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잠시 들렀다. 개성공단 폐쇄 전 남측노동자들이 이곳에서 ‘출경’ 절차 뒤 버스를 타고 출근했다. 퇴근할 때는 이곳으로 돌아와 ‘입경’ 절차를 밟았다.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대표단이 이곳에서 출·입경 절차를 거쳤다.

이날 남북출입사무소 톨게이트 전광판에는 “2018 남북정상회담” “평화, 새로운 시작” 문구가 반짝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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