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그룹이 추진하는 지배구조 개편방안에 반대하는 파업에 나섰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모비스위원회는 19일 파업을 한 뒤 서울 강남구 현대모비스 본사 앞에 모여 '모비스 분할·합병 저지 집회'를 열었다. 지부에는 현대모비스 노동자 1천400여명이 가입해 있다. 조합원 대다수가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말 현대모비스의 AS부품·모듈 사업과 투자·핵심부품 사업을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모비스위원회는 회사의 이 같은 방침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일가의 경영권 승계와 사익 편취를 위한 것으로 봤다. 정몽구 회장 아들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현대글로비스 주식 23.2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현대모비스의 핵심사업이 현대글로비스로 넘어가면 정 부회장이 그룹에서 갖는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는 이달 12일 발간한 ‘현대글로비스·모비스 분할합병비율 적정성 검토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이 분할법인 가치를 과소계상하면서 총수일가가 4천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할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모비스위원회는 같은날 열린 지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이 강행되면 파업에 나서기로 결의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노조 동의 없는 회사의 일방적인 분할합병은 단체협약을 위반하는 불법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모비스위원회는 분할합병에 반대해 달라는 주주설득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음달 29일 열리는 현대모비스 임시주총에서 분할합병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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