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무금융노조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연대기금 조성 선포식'을 열었다. 사용자들과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사무금융노조>

사무금융노조(위원장 김현정)가 추진하는 사회연대기금 조성사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정부가 사업을 적극 지원하기로 하면서 금융공기업부터 기금조성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는 18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불평등 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연대기금 조성 선포식'을 개최했다.

노조 "금융산업 불신 회복 위해 노사 손잡자"
사용자 "노조가 먼저 제안해 반성, 적극 후원하겠다"


기금조성사업은 노조가 당초 예상했던 것 이상으로 속도가 붙고 있다. 고용노동부·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관계자와 금융권 사용자들이 이날 행사에 대거 참석했다. 노조 산하 80개 사업장 중 36개 사업장 대표·이사들이 각 지부 위원장들과 나란히 행사장에 앉았다.

노조 산하 73개 사업장 사용자들은 산별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증권업종 7개 사용자들만 노조와 통일단체교섭을 하고 있다. 산별교섭에 나오지 않는 사용자들까지 이날 선포식에 참석했다는 얘기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참석한 것도 이례적이다.

김현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국민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산업이 이익만 추구하는 탐욕스러운 모습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노조 역시 조합주의와 집단이기주의로 인식되면서 노사가 함께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사가 손을 잡고 기금조성사업을 함께하면서 신뢰를 회복하자"며 "비정규직·저소득층·청년들의 절규에 응답하고 전태일 정신으로 불평등 양극화를 해소하는 길을 찾자"고 제안했다.

노조는 올해부터 2020년까지 3년간 노사가 동참하는 100억원 이상의 사회연대기금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금은 공익재단을 통해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연구사업과 장학사업에 사용한다. 노조는 이를 우분투(Ubuntu) 프로젝트라 이름 지었다. 우분투는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는 뜻이다. 아프리카 코사족 언어로, 공동체 정신을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사용자들은 우분투 프로젝트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윤경은 KB증권 대표는 "산별노조 행사에 사측 대표로 참석한다는 점에서 처음에는 상당히 긴장했지만 사회양극화와 청년실업 해소를 주제로 한 행사여서 즐거운 마음이 크다"며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노조에서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의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반성한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우분투 사업이 정말 많이 기대된다"며 "적극적으로 후원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적극 지원하겠다" 금융공기업부터 활성화 전망

정부도 남다른 관심을 나타냈다. 이목희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위원장·고형권 차관·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김용범 부위원장이 참석해 정부 차원의 사업 지원을 약속했다. 공공기관과 공공기관이 지분을 보유한 사업장, 정부 영향력이 큰 사용자협회 사업장에서 기금 조성을 위한 노사 대화가 무난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조 공공금융업종본부 산하에는 금융감독원지부·금융보안원지부·서울보증보험지부·한국교직원공제회지부·한국은행지부·한국증권금융지부·건설공제조합지부·한국예탁결제원지부·한국거래소지부·예금보험공사지부·한국금융투자협회지부가 있다.

노조는 80개 지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기금조성' 한 가지 주제로 산별교섭을 요구한다. 5월 초 교섭참가 공문을 발송하고 같은달 상견례를 개최한다. 실질적인 교섭은 여수신·생명보험·손해보험·증권·공공금융 등 업종별로 추진한다.

노조 관계자는 "산별교섭 틀이 없는 상태인데도 선포식에 예상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참석했다"며 "기획재정부·금융위원회 지원하에 금융공기업 중심으로 논의가 본격화하면 민간사업장으로 교섭이 확산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금융노조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6월께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사회공헌사업을 수행하는 공익재단을 설립한다. 노사가 조성한 710억원을 활용한다. 사용자들은 2020년까지 추가로 300억원을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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