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원장 사퇴로 금융감독원이 유광렬 수석부원장 대행체제로 전환됐다. 금융노동계는 금융권 채용비리 근절과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카드수수료 인하 같은 개혁안이 동력을 잃까 우려했다.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오전 임원간담회를 열고 "삼성증권 배당사고나 신한금융 채용비리, 2금융권 고금리 대출관행 개선 같은 현안을 임원들이 직접 챙겨 달라"고 당부했다. 유광열 수석부원장은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비리 연루건으로 낙마하면서 김기식 전 원장 취임 전까지 원장직을 대행했다.

노동계는 금감원 고유 업무인 감독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감독기관인 금감원장은 티끌 같은 잘못으로도 치명적인데 최흥식·김기식 두 전 원장이 연이어 좋지 않은 일로 사퇴했다"며 "금감원 위신이 추락한 탓에 채용비리 조사 같은 주요 업무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지난 12일부터 신한은행·신한카드·신한캐피탈 세 곳을 대상으로 임직원 자녀 특혜채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검사를 시작했다. 검사 초기부터 금융권 일각에서는 김 전 원장에 쏠린 시선을 돌리기 위한 물타기 조사라는 반발이 적지 않았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신고센터에 신고가 접수됐다고 해명했지만, 김 전 원장이 사퇴하면서 힘이 빠지는 모양새다.

금감원과 호흡을 맞춰 금융개혁을 추진하려던 금융노동계는 난감한 표정이 역력하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김 전 원장이 추진한 카드수수료 인하는 최저임금 1만원과 연동된 정책이고, 금융지주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해서도 금감원이 할 일이 많다"며 "정부는 금감원장 공백으로 사회·경제적인 악영향이 초래되지 않도록 조속히 정상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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