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편에 반대하는 내용의 시민·사회단체 보고서를 환영하며 "분할합병을 강행하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했다.

지부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합병비율 적정성에 의문을 제기한 참여연대를 지지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참여연대는 지난 12일 ‘현대글로비스·모비스 분할합병비율 적정성 검토 보고서’를 냈다.

참여연대는 보고서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총수일가의 경제적 이득을 키우는 방식으로 짜여졌다는 의혹을 담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8일 지배구조 개편방안을 공개했다. 현대모비스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것이 골자다.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비율은 0.61대 1로 결정됐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분할법인의 가치가 현대모비스 전체 가치의 40%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런데 참여연대가 현대모비스 비영업자산인 계열회사 주식 등을 취득원가로 평가해 재산정한 결과 분할법인 가치가 60%를 웃도는 것으로 평가됐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주식은 6.96%이다. 정몽구 회장과 그의 아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은 29.9%다.

참여연대는 “분할법인 실제 가치가 현대차그룹 추정치보다 20% 높을 경우 총수일가는 4천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얻게 되고, 현대모비스 주주들은 그만큼 손해를 본다”며 “총수일가 지분이 높은 현대글로비스에 유리하게 분할합병비율이 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현대모비스 이사회에 분할합병비율 적정성을 묻는 질의서를 발송했다. 지부는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에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지부 모비스위원회는 이달 12일 열린 지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분할합병이 강행되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지부 관계자는 “참여연대 보고서를 전국 5만1천명 조합원들과 함께 적극 지지하고 환영한다”며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에 결사반대하며 강행시 총력투쟁을 하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