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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산재 입증책임 부담 벗나] 노동부 '유해물질 노출' 산재 입증책임 근로복지공단 전환 검토"불필요한 논란 줄이자" 내부 검토 중 … "삼성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영업비밀 아니다" 재확인
   
▲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삼성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를 두고 영업비밀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노동자가 아닌 근로복지공단이 유해물질 노출 산업재해 입증책임을 지는 방안을 고용노동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영만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9일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삼성 작업환경측정보고서 공개를 둘러싼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며 "산재 입증책임을 근로복지공단에 두고 공단이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재를 신청한 노동자는 유해물질에 노출됐다는 사실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데, 정부가 이런 입증책임을 공단에 지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노동자가 공단에 산재신청 단계에서 "삼성 공장 A공정에서 일했다"고 밝히면, 공단이 지방노동관서가 가지고 있는 물질안전보건자료(MSDS) 등을 참고해 산재 여부를 판단한다.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 여부를 놓고 불필요하게 다툴 필요가 없는 데다, 영업비밀 논란까지 줄일 수 있는 방안이다.

노동부가 산재 입증책임 전환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올해 2월 대전고법이 판결한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 공개를 어떻게든 막으려는 삼성측의 무리한 태도가 자리 잡고 있다.

노동부 "작업환경측정보고서 산재 입증에 꼭 필요한 자료"
삼성 '몽니'에 산재노동자 다시 '깜깜이 소송'


대전고법은 "노동부는 삼성전자가 제출한 온양공장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노동부는 안전보건자료 정보공개청구 처리지침을 개정해 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대전고법 판결 이후 삼성전자(기흥·화성·온양·구미)와 삼성SDI(천안), 삼성디스플레이(탕정) 사업장 등 6건의 정보공개 신청이 접수됐다. 노동부는 이 중 4건에 대해 공개결정을 했다. 그러자 삼성은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노동부 행정처분을 막아 달라"며 집행정지와 행정심판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작업환경측정보고서에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하는 정보가 있는지 산업통상자원부에 확인을 요청했다.

최대 2개월이 걸리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정보는 공개되지 않는다. 나머지 2건은 지방관서 정보공개심의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다. 삼성은 지방관서 정보공개심의위가 공개결정을 내리는 순간 중앙행정심판위에 집행정지와 행정심판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두 달 뒤 행정심판 본안심리에서 "정보를 공개하라"는 결정이 나와도 삼성이 다시 행정소송 절차를 밟으면 대법원 판결까지 최대 2~3년이 걸린다. 삼성 공장에서 일하다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은 해당 기간 동안 산재를 입증할 아무런 자료 없이 '깜깜이 산재소송'을 해야 한다.

박영만 국장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브리핑을 열고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에 영업비밀로 볼 만한 정보가 없다는 게 법원 판단"이라며 "전문가단체인 한국산업보건학회 의견을 반영한 결과"라고 밝혔다.

박 국장은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상 법인의 경영·영업상 비밀에 해당한다고 해도, 사업활동에 의해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신체·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 기업의 오랜 기간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는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면서도 "일을 하다 질병을 얻은 노동자에게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는 산재 입증에 꼭 필요한 자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재 신청자 정당한 보상 못 받는 상황 우려 … 삼성 결단해야"

박 국장은 "보고서는 노동자가 일했던 공정에서 어떤 물질을 사용했고 기준치가 어떤지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참고자료이기 때문에 노동자는 이 자료 외에 자신이 어떤 노동환경에서 일했는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며 "단순히 보고서에 나오는 측정위치나 화학물질로는 비밀을 침해할 여지가 없다는 게 법원과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삼성에 대한 경고성 발언도 남겼다. 박 국장은 "삼성은 산재 신청신청인에게도 정보를 못 주겠다는 것"이라며 "산재 신청자들이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삼성측의 결단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권동희 공인노무사(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는 "작업환경측정결과보고서는 사업장 위험요소가 무엇인지,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 사업주와 노동자가 모두 알 수 있도록 만든 자료라서 적극적으로 공개돼야 한다"며 "이 같은 자료를 극구 감추려고 하는 것은 떳떳하지 못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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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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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수가 2018-04-11 22:18:27

    산재 입증책임 근로복지공단 전환 검토 환영합니다. 요즘 삼성 뉴스 보면 정말 화가 납니다! 그런데, 산재 입증책임은 근로복지공단의 노하우에 맞긴다고 한 두달 전에 국회에서 발표 했던것 같은데 아직도 시행 안된건가??? 충격적으로 느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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