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조합원들은 조교사협회가 출범하면 그나마 고용불안에 시달리지 않아도 될 거라고 기대했죠. 지금은 협회가 만들어지기나 할까 불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한국마사회와 노동계, 전문가가 맺은 마필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협약을 정부·여당이 "이행을 보증하겠다"고 약속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4개월이 지난 지금 현장은 마필관리사들의 실망이 가득했다. 조교사협회 구성을 통한 집단고용을 골자로 하는 협약이 이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오후 제주 애월읍 렛츠런파크 제주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양삼일(48·사진)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제주지부장은 “지난해 마사회와 노동환경 개선 상생협약도 맺었는데, 협약 이행을 조교사협회 구성 이후로 미뤘다”며 “뭐 하나 제대로 진행되는 게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조교사 개별고용으로 마필관리사들이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제주경마장에서도 조교사협회를 만들기 위한 논의를 마사회와 조교사들이 하고 있다. 한데 제자리만 맴돈다. 양삼일 지부장은 8일 통화에서 “조교사들 간 의견차이가 있는데 마사회가 이를 효과적으로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며 “조교사협회 구성 과정에 노조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도 아니라서 답답하기만 하다”고 털어놨다.

지부는 조교사협회가 구성되면 임금안정과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를 요구할 계획이다. 양 지부장은 “마필관리사들까지 경쟁체제로 가다 보니 임금이 너무 들쑥날쑥해 안정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말했다.

말 성적이 좋은 마방이든 나쁜 마방이든 간에 마필관리사들의 업무와 하루 노동시간은 비슷하다. 하지만 급여는 말 성적에 따라 40%가량 차이가 벌어진다. 양 지부장은 “타임오프를 받지 못해 노조활동에 제약이 많다”며 “올해 6월 안에는 협회가 출범해 마필관리사들이 임금 불확실성에 대한 걱정을 덜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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