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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가 출신 정치인의 역할
▲ 이정호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경향신문이 4일자 6면에 <범진보 “영향력 확대” 범보수 “의석수 역전”>이란 제목의 정치기사를 쓰면서 고창권(부산 해운대구을)·권오길(울산 북구) 민중당 예비후보를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으로 잘못 표기했다. 조승수(울산 북구) 정의당 예비후보도 민주평화당으로 잘못 표기했다. 기사는 8곳으로 늘어나 미니총선에 돼 버린 6·13 재보선 관전평이었다.

경향신문은 다음날 5일자 6면에 잘못을 바로잡았다. 나는 오보가 난 4일 하루 네 곳의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이 사실을 아냐고 물었다. 아무도 몰랐다. 고창권 후보 지지자 한 분이 4일 오후에 “진보적인 경향신문에서조차 이런 오보를 내 안타깝다”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봤다. 나 역시 더불어민주당 집권시대를 맞아 사분오열된 진보정당들이 얼마나 존재감이 없었으면 이런 무더기 정당이름 오보가 나왔겠나 싶어 아쉬웠다.

6·13 지방선거와 미니총선을 앞두고 정의당·민중당·노동당이 곳곳에서 각개약진 하지만 정작 국민 관심은 크게 높지 않다. 사실 큰 차이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그사이 문재인 정부는 2월 말 근로기준법 개정을 시작으로 최저임금 산입범위 조정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새판 짜기를 착실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보수언론은 이런 문재인 정부를 오른쪽으로 끌어당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2월 말 고무줄처럼 늘어났던 노동시간을 원래 근로기준법 취지에 맞게 대폭 줄인 법 개정 이후 보수언론은 연일 줄어든 노동시간 때문에 경제가 무너질 것 같다고 침소봉대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5일자 14면에 <주 52시간 지키려면 기사 1만여명 더 필요 … 버스대란 예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육상운송업 가운데 노선버스사업이 근기법 59조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경기도에서만 8천명을 새로 뽑아야 한다고 난리다. 중앙일보는 업계 관계자 입을 빌려 “인력 확보는 어렵고 비용 부담은 많아 차(버스)를 세우는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도로 위를 달리는 흉기가 돼 많은 인명피해를 낳았던 버스 기사들의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추돌사고 때와 사뭇 다른 입장이다.

중앙일보는 4일자에도 4면에 <무조건 주 52시간, 연구개발직까지 ‘공장 마인드’ 규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넷마블식 크런치 모드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면서 노동시간 연장에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중앙일보는 지난 3일자엔 1면 머리기사로 어수봉 최저임금위원장의 작심 발언을 담았다. 이 기사는 <“최저임금 사실상 1만원, 올해 같은 충격은 그만”>이란 제목을 달고 산입범위 확대를 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재계 입장만 일방으로 대변하는 보수언론과 노동계 사이에서 적당한 타협안을 찾아내려고 고심하는 고독한 솔로몬의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정부 입장에선 꽃놀이패를 쥐고 흔드는 셈이다.

조선일보는 3일자 6면에 <고용부·노사정위 이어 … 일자리위 수장까지 ‘노조 출신’>이란 제목에서 정부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에 이목희 전 의원이 임명된 사실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한국노총 출신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동만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이정식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이상연 KAC공항서비스 사장을 대표적인 노동계 인사로 지목했다. 여기에 이석행 폴리텍대학 이사장·문성현 노사정위원장 등 민주노총 출신들도 도매금으로 지목됐다.

양대 노총 임원과 주요 간부를 지낸 인물들이 노조에 편향된 노동정책을 비판하는 불쏘시개가 됐다. 참 서글픈 현실이다.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leejh67@hanmail.net)

이정호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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