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일하던 노동자 2명이 사망한 사건을 두고 노사가 충돌하고 있다. 노조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과와 재방방지 대책을 요구한 가운데 이마트측이 노조 간부를 경찰에 고소·고발해 갈등이 증폭하고 있다.

마트산업노조(위원장 김기완)는 5일 오전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마트에서 두 노동자가 숨진 사건에 대해 정용진 부회장은 사과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이마트 구로점에서 일하다 숨진 권아무개(47) 조합원 사건과 관련해 산업재해 신청 협조와 매장 내 추모 보장, 사고를 목격한 구로점 직원에 대한 심리치료 실시를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김기완 위원장은 "정 부회장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를 약속하지 않으면 이마트의 안전불감증은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마트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국민 서명운동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마트측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이마트는 "노조가 구로점 앞에서 추모식을 하면서 폭력을 행사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김기완 위원장과 전수찬 노조 이마트지부장, 추모식 참가자 다수를 지난 4일 업무방해·명예훼손·강도상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이마트측은 "행위를 용인하면 추모집회를 빙자해 같은 행위를 반복할 것으로 우려돼 고소·고발을 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추모를 방해하는 인면수심 모습을 보인 것에 그치지 않고 추모자들을 고소·고발까지 한 것은 경악할 행위"라며 "자신들의 책임을 희석하려는 이마트의 행태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이마트에서 현장 노동자 2명이 연이어 숨졌다. 같은달 28일에는 경기도 남양주 이마트 다산점에서 무빙워크를 수리하던 협력업체 노동자 이아무개(21)씨가 기계에 끼였다. 31일에는 구로점 계산업무를 하던 권아무개(47)씨가 가슴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두 노동자 모두 사망했다. 이마트측은 권씨 유가족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이씨 유가족과는 협력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로 만남을 회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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