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자금난을 이유로 노동자들에게 지급하기로 약속한 성과급을 주지 않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갈등 상황에 놓인 노사관계가 되레 꼬이고 있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2차 성과급을 예정된 날에 지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국지엠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는 지난해 임금교섭을 통해 이달 6일 1인당 450만원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회사는 그러나 “지급할 자금이 없다”며 노사 합의를 없던 일로 되돌렸다. 한국지엠은 상황에 따라 4월 임금도 못 줄 수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카허 카젬 사장은 “이해관계자들로부터의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없다면 4월에 도래하는 각종 비용을 지급할 수 없게 된다”며 “4월 급여에 대해서도 지급을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에 대해 직원 여러분과 진척 상황을 공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반발했다. 지부 집행부는 이날 사장실을 점거하고 노사 합의 이행을 요구했다. 회사를 임금체불로 고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부는 “지엠 본사가 2월 차입금 4천억원을 일방적으로 회수해 갔는데, 그 돈이면 성과급 지급이 아무런 문제없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한국지엠은 “지금까지 모든 비용에 대한 CFO(최고재무책임자)와 CEO(최고경영자)의 사전 승인을 비롯해 임원 등 피플 리더의 임금 동결과 성과급 지급 연기, ISP(본사 파견 외국인 임직원) 감축을 포함한 조직 슬림화 등 유동성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과급 미지급 문제로 노사 갈등이 첨예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지부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올해 7차례의 임금·단체교섭에서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부는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한국지엠은 "추가 복지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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