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노동계가 신임 한국금융연수원장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전 관례대로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이 임명되면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선임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4일 성명을 내고 "조영제 원장 사퇴를 계기로 금융연수원 낙하산 인사 관행을 청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원장은 올해 2월 금융당국에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2015년 10월 선임된 그의 임기는 올해 10월까지다. 금융감독원 부원장 출신인 조 원장은 임명 당시부터 정치권과 노동계의 반발을 샀다. 당시 야당은 금감원 부원장 시절 경남기업 불법대출에 관여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전력을 문제 삼았다. 금융 노동계는 금융연수원장 자리가 금감원 출신 재취업 자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조 원장 앞 이장영 전 원장도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다.

노조는 "새 금융연수원장은 금융연수라는 특화된 영역에서 전문성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발전과 안정적 경영을 이끌 수 있는 인사가 선임돼야 한다"며 "금융연수원 노동자들의 의견을 수렴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오남식 노조 금융연수원지부 위원장은 "금융연수원 사원기관들은 낙하산 인사와 결별해 독립된 금융교육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며 "은행들과 협의할 줄 알고 직원들과의 소통능력이 뛰어난 인사가 임명돼 기관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연수원은 금융기관들의 자발적 출자로 만들어진 교육기관이다. 20개 은행으로 구성된 사원기관이 총회를 열어 신임 원장을 선임한다. 정부 입김이 강하게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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