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노동계와 마사회,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농립축산식품부가 말관리사 고용구조 개선 협약식을 열고 대표자들이 합의안에 서명했다. <윤자은 기자>

한국마사회가 운영하는 서울·부산경남·제주경마장 마필관리사 고용안정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협약이 이뤄진 지 3개월이 지났다. 하지만 마필관리사들은 “바뀐 게 없다”고 입을 모은다. 협약의 핵심 내용인 조교사협회조차 구성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계가 마사회에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는 이유다.

4일 마사회와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에 따르면 말관리사 고용구조 개선방안 이행이 지연되고 있다. 지난해 마필관리사 두 명의 죽음 이후 마사회가 마필관리사를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주문이 잇따랐다. 마사회·노동계·전문가가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를 구성했는데, 결론은 마사회 직접고용이 아닌 조교사협회 고용이었다. 조교사협회가 마필관리사들을 집단고용하는 서울경마장과 달리 부산경남·제주경마장은 조교사가 개별고용해 고용불안이 심각했다. 협의체는 지난해 12월 부산경남·제주경마장에 조교사협회를 설립하고, 조교사협회가 있는 서울경마장도 협회 고용방식이 유지되도록 한다는 내용을 협약에 담았다. 마사회는 조교사협회 운영과 안정적 유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양정찬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 위원장은 “마사회가 조교사협회 운영 재원을 최소비용을 책정했다”며 “그동안 적은 비용으로 부산경남경마장을 운영한 만큼 안정적 협회 운영을 위한 비용을 추가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경주 출전 금지 같은 강력한 조치가 있어야 조교사들이 협회에 가입할 텐데 마사대부 점수 차등으로는 확실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며 “마사회가 좀 더 확실한 방책을 마련해 마필관리사들이 눈물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양삼일 전국경마장마필관리사노조 제주지부장은 “협의체 논의 결과가 나오고 지금까지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며 “조교사협회가 구성돼야 교섭을 통한 노동조건 개선이 가능할 텐데 진척되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협의체 결정사항 외에 더 큰 규제를 조교사들에게 강제하기 어렵다”며 “마사회는 마사대부규정을 변경하면서 협약을 이행했고, 조교사들이 협회에 가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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