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가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함께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지엠·성동조선·금호타이어 등 구조조정과 해외매각 사업장 문제에 대해 노정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노동계와 정의당이 최근 제조부문에서 잇따르는 구조조정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노정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와 정의당은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벌어지는 산업 현안에 정부당국이 무능하고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금호타이어 해외매각을 놓고 정부와 산업은행이 보인 행태를 대표 사례로 꼽았다. 정부가 쌍용자동차·론스타 사태로 해외자본 기술유출과 먹튀로 홍역을 치르고도 또다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은 이렇다 할 안전장치 없이 경영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중국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매각을 줄기차게 추진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거들었다.

반면 산업은행이 2대 주주로 있는 한국지엠 문제에서는 정반대의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산업은행·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7일 배리 엥글 지엠 총괄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난 자리에서 전날 지엠측이 노조 한국지엠지부 지도부를 만나 ‘부도 처리’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아무런 사실도 확인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과 당선 후 중형조선소와 조선산업을 살리겠다고 약속하고도 최근 성동조선해양을 법정관리하고, STX조선해양 구조조정을 추진한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정부가 무능을 넘어 자신들의 약속마저 저버리는 부도덕함을 보여 주고 있다"며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모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하는 노동존중 사회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호규 노조 위원장은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약속이 일말의 진정성을 담고 있고, 사회적 대화가 유효하다면 정부당국이 노동자 대표를 만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며 “정부에 일자리 감소와 지역경제 공동화, 국부유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노정교섭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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