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8일 한국지엠 사태와 관련해 "현재로선 부도를 생각하지 않고 생산적 논의를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실사에 필요한 자료 85%를 받아 검토 중이며 (중간보고를 받은 후) 800억원을 대출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매각 문제로 논란이 일고 있는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30일 자율협약 만기 전에 노조가 해외매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부도 처리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한국지엠·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제너럴 모터스(GM)는 다음달 한국지엠에 4억5천만달러(4천800억원)의 자금수요가 필요하다며 산업은행에 지분 비율(17.02%)만큼 대출을 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지엠이 다음달 필요하다고 주장한 한국지엠 관련 자금은 희망퇴직금과 임금이다. 한국지엠은 4월6일과 8일께 지난해 성과급과 생산직 임금을 지급해야 하고, 같은달 27일 이전까지 희망퇴직 위로금을 줘야 한다. 자신들이 지급해야 할 임금을 정부에 요구한 셈이다.

이 회장은 "배리 엥글 지엠 부사장 면담에서 다음달 27일까지 800억원가량 단기대출(브릿지론)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실사 중간보고서 윤곽이 드러났다고 판단되면 대출해 주고, 실사 이후 지엠이 신규 자금을 내놓으면 자동으로 회수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해외매각과 관련해 그는 "회사 정상화는 중국공장을 살릴지 여부가 관건인데 (중국 회사인) 더블스타 외에 이를 실행할 기업은 없다"며 "30일이 되는 순간 금호타이어는 산업은행 손을 떠나 기계적으로 처리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해외매각 추진을 이유로 금호타이어 채권 만기를 세 차례 연장했다. 30일 자율협약이 끝나면 다음달 2일 돌아오는 수백억원 규모의 어음을 처리하지 못해 부도 처리될 수 있다는 의미다. 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는 국내기업과 인수협상을 위해 자율협약과 채권 만기 연장을 산업은행에 요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