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가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노조는 26일 성명을 내고 "박 회장은 겸직하던 대구은행장 사퇴에 그칠 것이 아니라 회장직을 사퇴하고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회장은 고객 사은품으로 백화점 상품권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수억원을 착복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자금 중 일부가 지역 정치인들에게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정황도 있다. 올해 초 금융감독원 조사에서 대구은행 채용비리 3건이 적발됐는데 박 회장이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과 검찰은 비자금 조성과 채용비리 문제로 박 회장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23일 열린 DGB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에서 겸직하던 대구은행장직 사임의사를 밝혔다. 그는 "회장직에 대해서는 상반기 중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했다.

노조는 DGB금융지주 안정을 위해 박 회장 사퇴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행장 선출을 좌지우지할 지주회장직을 범죄 혐의자가 맡고 있는 상태에서는 지배구조 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지방은행 발전을 위해서라도 그의 범죄는 절대 용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은행장직만 사임하고 지주 회장을 유지하겠다는 궤변을 수용할 수 없다"며 "박 회장이 사퇴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자신의 과오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는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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