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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분야 개헌안에 대하여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 이용우 변호사(민변 노동위원회)

1987년 개정된 현행 헌법은 전문과 130개의 조문으로 구성돼 있다. 기본권 조항과 국가조직 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된 헌법은 30여년이 지난 현재 그 개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고,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개헌안 발의를 예고하기에 이르렀다. 개헌안은 전문 내용을 수정하고 130개 조문을 137개로 늘리면서 기본권 강화와 권력구조 개편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중 노동 관련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헌법 32조와 33조에 규정된 노동 관련 사항을 개헌안에서는 33조와 34조에서 다루고 있다. 개헌안은 “노동자에 대한 정당한 대우를 통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하여 노동자의 기본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와 같은 관점에서 노동자의 권리를 대폭 강화한다”고 밝히고 있다. 개헌안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노동’ ‘노동자’ ‘노동조건’ 등 용어 개정이다. 청와대는 개헌안에서 일제시대와 군사독재 시절 사용자 관점에서 사용돼 온 ‘근로’라는 용어를 ‘노동’으로 바꿨다고 설명했다. 사실 ‘근로’라는 용어는 ‘부지런히’ 일한다는 의미다. ‘일한다’는 행위 자체에 불필요한 수식어를 달고 있는, 매우 가치편향적인 용어로서 개정 요구가 꾸준히 제기됐다. ‘근로’기준법만 하더라도 부지런히 일하는 경우에 있어서의 여러 기본적인 기준을 정하는 법으로 읽히는데, 얼마나 부자연스럽고 우스운 명명인가. 이러한 점에서 행위 자체에 초점을 맞춘 ‘노동’이라는 용어로의 개정은 늦었지만 너무나 당연하다.

청와대는 또 헌법적 의무로 볼 수 없는 ‘근로의 의무’를 삭제하고, 국가가 동일가치노동에 대해 동일임금이 지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규정을 개헌안에 신설했다. 다양한 형태의 임금차별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규제 방안으로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노동법 일반원칙으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던 점에서 노력규정이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를 헌법에 명시한 것은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향후 근로기준법 등 하위 법률에서 동일가치노동에는 동일임금이 지급되도록 의무규정으로 명문화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노동조건은 노동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는 점을 새롭게 규정했다. 근기법은 이와 같은 원칙을 명시하고 있고(4조), 법원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시 집단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근거의 하나로 집단적 노동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대법원 1977. 7. 26. 선고 77다355 판결 참조).

개헌안은 소위 개별적·집단적인 차원의 노동조건 대등결정의 원칙을 헌법적 차원에서 명문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행 근기법은 노동조건 결정의 핵심적인 규정 중 하나인 취업규칙을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작성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개헌안을 계기로 취업규칙 노사 공동제정으로의 법 개정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청와대는 개헌안에서 모든 국민이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국가의 정책 시행 의무를 새롭게 규정했다. 이러한 헌법 규정의 실질적인 구현을 위해 장시간 노동 등의 폐해를 극복할 법률적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개헌안은 집단적 노동관계 영역에서도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다. 노동자 단체행동권이 단순히 노동조건 개선뿐만 아니라 노동자 권익보호를 위해 행사될 수 있음을 명문화해 기존 쟁의행위 등의 목적 범위와 관련한 협소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헌법이 법률로 정한 공무원에 한해 노동 3권을 가진다고 한 것에 비해 개헌안은 공무원도 원칙적으로 노동 3권을 가진다고 하면서 다만 현역 군인 등 법률이 정하는 공무원에 한해 노동 3권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해서 공무원 노동자의 노동 3권을 확대하고자 했다. 마지막으로 개헌안은 주요 방산업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은 ‘필요한 경우에만’ 법률로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해 단체행동권 제한의 비례성을 강화했다.

개헌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노동존중 사회 실현’을 헌법 전문에 포함하고,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과 함께 ‘상시·지속업무의 정규직·직접고용원칙’ 명문화, 노동자의 경영참가권과 이익균점권, 해고로부터의 보호를 헌법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러한 점이 반영되지 않은 이번 개헌안은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개별적·집단적 노동법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여러 쟁점에 대한 문제제기를 일정하게 반영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개헌안이 그대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그러나 개헌안을 계기로 앞서 언급한 여러 쟁점에 관한 논의가 풍성해지고 하위 법령 개정에 대한 촉매제가 되길 바란다. 국회는 개헌에 대한 대중적 열망을 엄중히 받들어 조속하고 적극적인 개헌 논의에 임해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새로운 헌법 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용우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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