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에 희망퇴직을 신청한 생산직 노동자 두 명이 한 달새 잇따라 목숨을 끊어 파문이 일고 있다.

25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군산지회에 따르면 군산공장 노동자 고아무개(47)씨가 지난 24일 오후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씨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친동생이 군산 미룡동 자택을 찾아갔다.

1996년 한국지엠에 입사한 고인은 한국지엠 군산공장 조립의장부에서 일했다. 최근 군산공장 폐쇄방침이 발표되자 희망퇴직을 신청했다. 5월께 퇴사할 예정이었다.

고인은 2년 전 지병을 앓던 부인과 사별했다. 외동딸은 유학 중이다. 현장을 조사한 경찰은 타살 흔적이나 유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사인을 조사 중이다.

희망퇴직 신청자 두 명이 연이어 목숨을 끊자 군산지회는 침통한 분위기다. 이달 7일 한국지엠 부평공동 조립2부에서 일했던 이아무개(55)씨가 인천의 한 공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희망퇴직이 승인된 지 1시간여 만에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뒤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목숨을 끊었던 죽음의 행렬이 한국지엠에서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부 관계자는 "두 명의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나게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너무 침통해서 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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