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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보내는 신호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 김재광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소장

문재인 정부 들어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성과평가와 보상은 언제나 기업과 기관운영의 화두가 아닐 수 없다. 이것만큼 동기를 부여하는 기제도 드물며, 대다수 사람들도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쉽게 말해 ‘잘하면 잘한 만큼’ 보상을 주는 것이니 이해가 쉽고, 수용의 폭도 넓다. 물론 ‘참 잘했다’와 ‘부진하다’의 기준, 보상체계가 합리적인가는 늘 논란의 대상이 된다. 어찌 됐든 적어도 공공기관이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업무를 지속적으로 수행해 성과를 내고 여기저기서 칭찬을 받았다면, 그 성원들에게 적절한 보상과 자부심이 주어지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듯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바로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이야기다.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50인 미만의 작은 사업장과 취약노동자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2011년부터 전국에 20여개 근로자건강센터를 설립했다. 모두 위탁운영 중이다. 사업장이 소규모고 열악할수록 노동자가 제대로 건강관리를 받을 수 없는지라, 근로자건강센터는 지역사회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는 단비 같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이 중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환경미화원·택시기사·전기원 등의 건강 문제, 형광등공장 철거노동자 수은중독 그리고 지역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 건강 문제 등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수행하며 기관 설립취지에 부합하는 훌륭한 성과를 이뤄 냈다. 2017년에는 건강관리 우수기관으로 노동부 장관상을 받았다. 그런데 올해 2월 광주근로자건강센터 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보상을 받기는커녕 사실상 대부분 해고됐다. 상식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은 일이 벌어졌다. 훌륭히 수행한 기관운영 성과와 달리 돌아온 결과는 해고다.

논란이 되고 있는 광주근로자건강센터 문제는 전국에 나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위탁자(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는 수탁자(조선대 산학협력단) 핑계를 대고, 수탁자는 위탁자의 무책임을 탓한다. 둘 다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둘 다 한심하다. 위·수탁자 간의 고용책임 떠넘기기 공방으로 인해 근로자건강센터 설립취지가 실종됐다. 수탁자인 조선대 산학협력단은 설립취지를 제대로 달성하기 위해 6년이라는 기간 동안 일했던 직원들을 계속 일하게 해야 한다. 이들은 그간의 업무를 통해 누구보다 축적된 역량을 지니고 있다. 앞선 사례에서 통해 확인했듯이 꽤 잘해 왔다.

위탁자는 설립취지를 달성하기 어렵게 만드는 수탁자의 행태를 살피고,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수탁에서 배제해야 한다. 못된 짓을 하고 있으니 직접 운영하겠노라고 해야 한다. 그동안 광주근로자건강센터가 이룬 성과는 센터 성원들의 노력에 의해 달성된 것이지, 조선대 산학협력단에 있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입장 밝히기를 주저하고 머뭇거리니 수탁자인 조선대 산학협력단이 원래 이 사업은 위탁자가 해야 하는 것인데 사정상 해 주는 것이라고 되레 생색을 내며 고용책임을 면하게 해 달란다. 정부가 창피한 꼴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자승자박이다. 이런 공방을 지켜보는 전국 근로자건강센터 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며 업무에 임할 것인가. 결과적으로 ‘50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와 취약계층 노동자의 건강관리’라는 센터 설립취지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없을 것이다. 고용 문제로 긍지를 상실한 이들에게 센터 설립취지를 달성하라고 하는 것이 과연 상식적이고 합리적인가 말이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이러한 파행을 정작 예상하지 못했을까. 위·수탁 사업에서 가장 손쉽게 예상할 수 있는 문제 중 하나가 고용 문제다. 이를 예상하지 못했다면 무능한 것이고, 예상했더라도 이를 방관한 것이라면 더욱 심각하다. 다른 부처도 아닌 노동부가 벌인 일이니 말이다. 단기사업이 아닌 장기지속사업에서, 그것도 날로 필요가 증가하는 ‘소규모 사업장 건강관리사업’에서 고용책임을 둘러싼 핑퐁게임이 가당키나 한 것인가. 수탁자가 원하는 대로 9년 동안 진행되는 하나의 사업임을 인정해 지금의 사태를 봉합하면, 3년 뒤에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광주근로자건강센터 파행이 지속되자, 지역 노동자와 단체들이 정상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센터 성원들이 지역사회에서 충분한 역할을 해냈다는 것을 이들이 방증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 계속 전국으로 나쁜 신호가 전파되도록 방치할 것인가. 아니면 이를 계기로 센터 성원들의 고용을 근본적으로 고민해 희망의 신호로 전환할 것인가. 두고 보면 알 일이다.

김재광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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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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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도원 2018-03-22 14:31:06

    조선대학교총장의 결단이면 해결될걸 개인의 정치적야심 때문에 학교에도 치명적인 고용승계쪽으로 기울고 있는 한심한 조선대학교!
    정규직의 이익을 위해 국가위탁사업기관 노동자는 가차없이 쳐내는 이기적인 집단..너희는 민주조선에 몸담을 자격도 없다!
    그동안 광주근로자건강센터는 직업환경의학과에서 소신을 갖고 전문인력을 확보하여
    조선대학교,조대병원으로써는 감히 꿈도못꿀
    지역사회 노동자들에게 기여한 바가 크다.
    조대산단의 갑질에도 굴하지 않고..본래취지를 살려 일해왔는데..당장 고용승계하여 센터정상화 시켜라!!   삭제

    • 2018-03-22 13:05:29

      단기적으로는 계속사업임을 인정하면 될 것이고, 장기적으로는 안전보건공단이 직접 시행하면 될 듯 합니다.(효율성 문제는 있겠지만 ......)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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