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총파업을 하루 앞둔 10일 일선 은행창구에는 파업을 우려, 미리 필요한 현금을 찾으려는 고객들이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면서 혼잡이 가중됐다.

특히 신한, 하나, 한미 등 파업불참 은행과는 달리 노조가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조흥, 외환, 한빛은행 등에는 이날 오전 평소 보다 30% 정도 많은 고객들이 몰린 데 이어 시간이 갈수록 혼잡도가 심해졌다.

더욱이 이날이 전기요금 납부 마감일이고 개인 사업자를 포함한 사업자의갑근세 납부일, 군인공무원을 비롯한 일부 공무원들의 수당과 일부 회사들의 급여이체 지정일이 겹쳐 은행이용 고객들이 늘면서 대기 시간이 지연돼 고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외환은행 구로지점은 이날 오전 생활비를 찾거나 각종 공과금을 내려는 사람들로 평소 월요일 보다 30% 가량 늘었으며 현금자동지급기 앞도 장사진을 이뤘다.

박종미(25. 회사원.구로구 개봉동)씨는 "오늘 회사 세금과 갑근세, 국민연금, 의료보험료를 내러왔다"며 "평소 같으면 오후에 오는데 붐빌 것 같아 미리 왔다"고 말했다.

유모(39. 주부.양천구 목동)씨는 "매달 14일 은행계좌를 정리하는데 오늘은 내일 파업 때문에 일부러 나왔으며 파업이 1주일 정도 진행될 것으로 보고 100만원 생활비를 미리 출금했다"며 "금융권 구조조정으로 많은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은행 휘경동 지점에서는 이날 오전 9시25분께 현관 밖에서 20여명의 고객들이 미리 기다리다 문이 열리자 마자 필요한 현금을 찾아가기도 했다.

김형기(31.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씨는 "일주일이나 열흘 가량 쓸 돈을 미리 찾으러 왔고 오후에는 사람들이 몰려 현금이 동나버릴까봐 아침 일찍 서둘렀다"고 말했다.

이 은행 김원택(45)차장은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몰릴 것에 대비, 50%가량 더 많은 현금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중계동 지점을 일찍 찾은 노인호(48. 택시운전사)씨는"택시운전 하려면 잔돈이 많이 필요해 파업에 대비, 미리 충분한 잔돈을 확보하기 위해 일찍 은행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기업은행 구로동 지점을 찾은 한 중소업체 사장은 "은행이 파업에 돌입할 것에 대비, 당분간 쓸 운영자금을 찾기 위해 들렀다"면서 "파업이 실제로 이뤄지면 고객들의 불편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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