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비엘생명보험(옛 알리안츠생명보험)이 성과인센티브 대상을 확대하기로 방침을 정하면서 노사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노조는 "회사 임의대로 임금규모를 조정할 수 있는 성과제가 확대되면 임금협상이 유명무실해진다"고 반발했다. 노사는 2016년 단체협약과 2017년 임금협상을 진행 중이다.

19일 사무금융연맹 에이비엘생명보험노조(위원장 제종규)에 따르면 회사는 5% 직원에게 지급하던 성과급을 올해부터 20%까지 확대한다. 회사는 핵심인재로 선정된 직원들에게 일반직원 대비 최대 100%를 추가로 지급하는 성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직원의 5% 규모였는데 올해부터 20%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회사가 임금협상을 무력화하기 위해 성과제 확대를 밀어붙인다는 입장이다. 노사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적용 규모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지난해 임금교섭을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2016년 갱신했어야 할 단체협약 교섭도 제자리걸음이다.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통한 징계가 위법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지만 회사가 해당 제도를 계속 운영하면서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제종규 위원장은 "회사가 공정한 기준도 없이 직원 20%를 자기들 임의대로 선정해 성과급을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임금인상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누그러뜨리고 조합원들을 줄 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금협상이 장기화해도 노조가 쟁의행위를 할 수 없는 상황을 회사가 악용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노사는 중국 안방보험에 회사가 매각된 2016년 당시 3년간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고용안정협약을 체결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에서 "핵심인재라는 명목으로 일부 직원을 선발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것은 줄 세우기 아부문화·편 가르기 문화를 조장하는 나쁜 경영"이라며 "회사는 임금인상을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성과제 확대정책을 중단하고 임단협 교섭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회사 관계자는 "이미 존재하던 핵심인재제도를 확대하려는 것일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